분산에너지 제도를 활성화해 전력 소비가 많은 첨단 산업을 각 지역으로 분산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에너지 투입액 중 전력의 비중. 산업연관표 중분류 기준으로 기업의 개별 생산공정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자료: 한국은행

행정구역별 발전량, 발전원별 비중(Twh, %). 자료: 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11일 보고서에서 “올해 6월 시행을 앞둔 분산에너지법을 기반으로 대규모 전력 수요지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선도기업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분산에너지란 에너지 수요지 인근에서 생산·공급되는 일정 규모 이하의 에너지를 의미한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전력 소비 비중이 높은 첨단 산업 분야 기업들은 비수도권 이전 과정에서 지역별 전원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입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역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안정적 전력 공급 기반 구축이 시급하다는 게 SGI 보고서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어 분산에너지법을 기반으로 규제 특례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전력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하고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까지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산에너지법은 지역에서 직접 생산·사용하는 분산에너지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만든 법안이다.

SGI는 “지역단위에서 안정적이고 독립적인 전력 공급을 할 수 있고 분산에너지특구에서 전력가격의 경제성까지 확보하면 전력수요가 많은 산업체의 지방이전 인센티브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SGI는 또 기업의 비수도권 이전 인센티브로서 분산에너지특구와 기회발전특구와의 연계도 제시했다. SGI는 “기회발전특구를 통해 제공하는 세제, 재정, 금융 지원에 분산에너지특구를 통한 필요 전력원의 안정적 공급까지 더해진다면 선도기업에 대한 강력한 유치 유인이 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극대화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기회발전특구란 기업의 대규모 지방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제, 재정·금융, 규제특례, 정주여건개선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구역이다.

또한 가상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 에너지 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 전기차와 전력망간 양방향 전력 송전 기술(V2G, Vehicle to Grid) 등 에너지 신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신산업도 발굴 가능하다.

대한상의 SGI 박양수 원장은 “인구 감소로 인한 잠재성장률 저하와 지방소멸은 미래 주력산업 육성기반을 조성하고 핵심기업 이전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풀어야 한다”며 “분산에너지법과 관련 정책을 면밀하게 설계한다면 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 인구 감소와 글로벌 무역질서 재편 대응까지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지역별 전력소비량은 서울·경기의 비중이 높고 다른 지역은 생산량이 소비량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 전력자급률은 서울은 10%, 경기 62%에 불과하지만 부산은 174%, 경남은 123%에 이른다. 충남과 경북은 200%를 넘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동해안과 호남에서 수도권으로 향하는 송전선을 통해 수급 균형을 맞추는 중앙집중형 관리를 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고 송배선 선로 구축 과정에서 심각한 사회 갈등도 야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