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도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내주지 않아 세입자가 고통을 겪는 일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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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역 주택 밀집 지역.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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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1조4354억 원, 사고 건수는 6593건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1월 2927억 원, 2월 6489억 원, 3월 4938억 원이었다.
1분기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973억 원보다 80.0%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전세 보증 사고액이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수준(4조3347억 원·사고 건수 1만9350건)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집값이 정점을 찍었던 2021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가 본격화한 2022년 4분기 전까지 체결된 임대차 계약의 만기가 계속해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전세금 반환 요청을 받은 HUG가 올해 1분기 중 세입자에게 내준 돈(대위변제액)은 8842억 원, 대위변제 건수는 4020건었다. 지난해 1분기(5865억 원)에 비해 50.8%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 대위변제액 역시 지난해(3조5540억 원) 수치와 비슷하거나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대위변제액은 2022년(9241억 원)보다 4배가량 많았다.
전세 보증 사고가 이어지면서 보증보험을 취급하는 HUG에도 비상이 걸렸다. HUG는 대위변제를 한 뒤 보증 사고가 발생한 주택을 매각하거나 경매에 부치는 방식을 통해 돈을 회수한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으면 제값을 받기가 어렵다. 또 경매를 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통상 70~80% 수준에서 낙찰되는 사례가 많다. 이렇게 되면 HUG는 제때 대위변제금 회수가 힘들어져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이 같은 이유로 HUG는 지난해에도 경영 실적이 부진했다. HUG의 결산공고를 보면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조8598억 원으로 2022년 4087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993년 설립된 이후 가장 적자 폭이 컸다. 대위변제액 연간 회수율(당해연도 회수금/대위변제액)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HUG에는 큰 부담이다. 2019년 58%였던 회수율은 2022년 24%로 하락했으며 지난해에는 7월을 기준으로 할 때 15% 수준까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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