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체 측 6월께 설계안 변경 신청
지난해 8월 사업 시작 23년 만에 첫 삽을 떠놓고도 8개월이 지나도록 지상공사를 시작도 못한(국제신문 지난 4일 자 2면 보도) ‘부산롯데타워’를 두고 부산시가 롯데쇼핑이 의도적으로 지상공사를 지연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외관 디자인 변경으로 풍압이 30% 증가해 설계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롯데쇼핑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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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15일 롯데쇼핑이 공개한 ‘부산롯데타워’ 조감도(왼쪽)와 같은 달 17일 기공식 당일 내놓은 조감도. 롯데쇼핑 제공 |
부산시는 지난 19일 ‘부산롯데타워 건립 관련 구조분야 자문회의’를 열었다고 21일 밝혔다. 교수 2명, 구조기술사 2명 등 전문가 4명이 참여한 이날 회의는 최근 롯데쇼핑이 시에 제출한 부산롯데타워 지상공사 지연 이유가 타당한지 살펴보려고 마련됐다. 부산롯데타워는 착공 후 현재 건물 지하 진출입로 확장공사만 하고, 지상공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롯데쇼핑 측은 주된 지연 사유로 부산롯데타워 외관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풍압이 증가해 구조 분야 보강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기존 배가 달릴 때 뱃머리에 생기는 각진 파도(선수파) 모양에서 곡선의 원형이 건물 전체를 감싸는 회오리 형태로 변경되면서 풍압이 30%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자문위원회는 풍동시험 등으로 시간이 소요돼 롯데쇼핑이 의도적으로 지상공사를 지연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애초 설계대로 공사를 진행하기 어렵고 구조 개선 등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는 먼저 시작할 수 있는 지상공사는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롯데쇼핑은 오는 6월 새 실시설계 도면이 나오는 대로 시에 부산롯데타워 건축 변경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절차대로 추진되면 이르면 오는 7월 본격적인 지상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이달 말까지 롯데쇼핑이 현장 공정계획을 제출하면 이후 골조업체 선정 등 전체적인 절차를 살피고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예의주시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오는 6, 7월에 현장 점검을 다시 하겠다. 충실히 이행되는지 여부를 따져 오는 9월 예정된 롯데백화점 광복점 등의 임시사용 재승인 심사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상공사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 옛 부산시청 부지에 들어서는 부산롯데타워는 2000년 건축 허가를 받았으나 장기간 사업이 표류하다가 지난해 8월 착공했다. 67층 규모이며 고층부에 루프톱 전망대, 저층부에 복합 쇼핑몰이 조성된다. 중층부에는 호텔 등 상업·업무시설을 추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2026년 완공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