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지자체나 공기업이 재개발지역에서 의무적으로 건설되는 임대주택을 사들일 때 이전보다 40%가량 높은 가격이 매겨진다. 공사비가 오르고 있지만 재개발 조합이 받는 임대주택 비용은 현실화되지 않아 불합리하다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조치다.

29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에는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려면 신축 주택의 20% 내에서 지방자치단체 고시로 정하는 비율만큼을 임대주택으로 의무 공급하게 규정되어 있다. 비율은 서울 15%, 부산 10%, 경기·인천·대구 각 5%다.

매입 주체는 대부분 지자체다. 인수 가격 책정 기준은 임대주택에는 표준건축비, 토지에는 감정가가 적용된다. 그러나 표준건축비는 임대주택 관리를 목적으로 산정되는 것이어서 공사비 상승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더구나 표준건축비는 지난 2005년 이후 3번만 올랐다.

부산지역의 한 재개발 사업 대상지.

이에 국토부는 임대주택 건축물 인수 가격을 산정하는 기준을 기본형건축비의 80% 수준으로 바꾸기로 방침을 정했다. 기본형건축비는 분양가 상한제에 적용되는 비용이다. 공사비 변동을 반영해 6개월마다 다시 산정한다. 현재 기본형건축비는 표준건축비의 1.9배 수준이다. 기본형건축비의 80%를 인정하게 되면 표준건축비의 1.4배가 된다. 적용 시기는 7월 31일부터다. 국토부는 또 재개발·재건축 사업 때 용적률 상향에 따라 건설해야 하는 임대주택(완화 용적률의 50%)의 인수 가격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편 7월 31일부터 개정된 도시정비법이 시행됨에 따라 각 지자체는 앞으로 재건축·재개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상품권, 현금 등 뇌물을 뿌린 건설사에 대해 최대 2년간 입찰 참가를 제한하게 된다. 단 1회에 한해서는 입찰 참가 제한 대신 과징금으로 대체하는 것이 허용된다. 부과되는 금액은 공사비의 최대 20%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또 지자체의 정비사업 총괄 부서에 건설사 금품 제공 행위 신고처 설치·운영, 조합원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시공사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의 합동 설명회는 입찰 마감일 이후 개최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