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세가 명확해졌다는 판단에서다.

KDI는 16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지난해보다 2.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2월 전망치(2.2%)보다 0.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 발표된 국내외 주요 기관의 전망치 중 가장 높았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6%)와 같다. KDI는 “올해 우리 경제는 반도체 경기의 지속적인 개선으로 수출이 빠르게 늘어 경기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국내 총수출(물량 기준)은 전년보다 5.6%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 2월 전망치(4.7%)보다 0.9%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KDI는 “올해 말 미국 대선 이후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심화돼 글로벌 무역이 위축되면 수출을 중심으로 (한국의) 성장세가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설비투자는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월 전망치(2.3%)보다는 다소 낮아졌다.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6%로 전망했다. 최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지난 2월 전망치(2.5%)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내년에는 정부의 물가안정 목표(2.0%)와 유사한 ‘2.1%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KDI는 “현재 3.50% 수준의 기준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긴축 기조를 중립 수준으로 점차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KDI는 이날 “추가적인 경기 부양의 필요성은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