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마구치은행이 38년 만에 부산에서 철수한다. 부산 유일한 외국계 은행 본사가 이탈하면서 국제금융중심지라는 수식어도 무색해졌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야마구치은행 부산본점은 지난 3월 금융위원회에 폐업 인가를 신청했다. 금융당국은 의견을 접수하고 이달 중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야마구치은행은 1986년 부산에 진출해 38년간 수출입 기업을 대상으로 점포를 운영했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부산에만 점포를 뒀다. 부산 금융권 관계자는 “비대면·디지털 전환에 따라 금융사도 지점을 축소하는 추세”라며 “영업 부진과 인건비 부담 등으로 적자가 지속되면서 결국 철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야마구치은행의 국내 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308억 원 수준이다.
금융사의 점포 축소 움직임은 국제금융중심지를 표방하는 부산에 위기신호다. 앞서 2021년에는 필리핀 메트로은행이 서울과 부산지점을 통합하면서 지역에서 철수한 바 있다. 유일하게 부산에 본사를 두었던 야마구치은행마저 이번에 점포를 정리하면 지역 외국계 은행은 중국 공상은행(부산진구) 부산지점 한 곳만 남는다. 부산에 외국계 은행 본점은 하나도 없고, 지점만 겨우 한 곳 남게되는 것이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2009년 부산 금융중심지 지정 이후 외국계 은행 본사 유치 실적은 전무하다”며 “해양·파생 등 부산만의 매력을 강화하고,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등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 3월 영국 글로벌 컨설팅그룹 지옌(Z/Yen)사가 세계 121개 도시를 분석해 발표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평가에서 27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