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사용후 배터리를 지금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전주기 이력 관리 시스템을 2027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사용이 종료됐을 때 이를 탈거하기 전 성능 평가도 추진한다. 재사용이 가능한 사용후 배터리를 최대한 산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10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사용후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제도·인프라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배터리 제조부터 전기차 운행·폐차→사용후 배터리 거래·유통→재제조·재사용·재활용 등에 이르기까지 전주기에 걸친 이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1단계로 부처별 개별 시스템을 2026년까지 구축하고, 2단계로 개별 시스템을 연계한 통합포털을 2027년 개설하는 방식이다.

사용후 배터리 산업 육성과 공급망 안정화 등을 위한 통합법도 제정한다.

현재 사용후 배터리에 대한 법적 개념이 정립돼 있지 않아 지원이나 관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미비한 만큼, 향후 체계적인 관리와 정책 추진을 위해 관련 법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여러 부처 간 협업 사항을 심의하기 위한 가칭 ‘사용후 배터리 정책위원회’도 신설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탈거 전 성능평가’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사용후 배터리의 등급을 분류하고, 재제조 또는 재사용이 가능한 사용후 배터리는 최대한 산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기차를 폐차·판매할 때 배터리 값을 추가로 받거나, 재제조 배터리를 구매해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신차에도 재제조 배터리가 사용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설계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용후 배터리에서 추출한 리튬·니켈·코발트 등 유가금속이 신품 배터리 제조에 얼마나 투입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재생 원료 인증제’도 내년 중 추진된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재활용 기업이 배터리를 재활용해 생산한 유가금속을 재생 원료로 인증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신품 배터리 내 재생 원료 사용 비율을 확인하는 ‘한국형 재생 원료 인증제’를 도입한다.

2030년 전후로 급증세가 예상되는 사용후 배터리에 대한 시장 활성화, 공정성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한 유통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