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적으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명단이 공개된 ‘악성 임대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임대사업자 자격을 유지하면서 각종 세제 혜택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법에는 이들의 등록을 말소할 근거가 있지만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효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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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사기 피해자 단체가 지난 5월 24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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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악성 임대인으로 분류된 127명 가운데 67명(53%)이 임대사업자로 등록됐다. 이들 67명은 HUG에 7124억 원의 대위변제(악성 임대인 대신 갚은 금액) 손해를 입혔다. 1인당 106억 원 수준이다.
문 의원은 이들이 악성 임대인으로 등재된 후에도 임대사업자 자격을 가진 채 지방세·소득세·법인세·양도소득세 감면 등의 막대한 세제 혜택을 누리고 있는 사실을 문제점으로 거론했다. 현행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는 임대사업자가 보증금 반환을 지연해 임차인의 피해가 명백히 발생한 경우 지자체장이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시행령에는 ‘임차인의 피해’ 판단 여부를 ‘승소 판결이 확정됐으나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경우’와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성립에도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경우’로 한정한다. 이 때문에 이 조항을 적용받지 않는 상당수가 임대사업자 자격을 유지 중이다. 지난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년 6개월간 보증금 미반환으로 임대사업자 자격이 말소된 사례는 7명에 그쳤다. 이에 문 의원은 “악성 임대인으로 분류되면 국토교통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임대사업자 자격 유지 여부 등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상습적으로 보증금 채무를 반환하지 않은 임대인의 이름과 나이, 주소, 임차보증금 반환 채무, 채무 불이행 기간 등을 지난해 12월 27일부터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