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66만 원에서 75만 원으로 상향한다고 26일 공시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묻지 마 빚투로 회사를 망치고 있다”며 비판했다.

고려아연 CI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BK와 영풍은 실질적인 공개매수 기간 연장 없이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인 26일 기존 공개매수가보다 13.6%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MBK는 “인상된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 75만 원은 상장 이래 역대 최고가 67만2000원보다도 11.6%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MBK가 단독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가도 기존 2만 원에서 2만5000원으로 25% 상향 조정됐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해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난 25일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종가는 각각 70만4000원, 2만2750원이었다.

공개매수 청약 기간 중 주가가 공개매수가보다 높으면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사라져 응모율이 낮아진다. 가격 인상은 주주 참여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대 목표 물량 302만4881주(발행주식총수 14.61%) 기준 공개매수 대금은 기존 1조 9998억 원에서 2조 2721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를 위해 MBK는 영풍으로부터 3000억 원을 차입했다. 기존 공개매수대금 약 2조 원 중 5000억 원은 MBK의 자기 자금이며 1조 5000억 원은 공개매수 사무취급 증권사인 NH투자증권으로부터 차입해 마련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내어 MBK와 영풍 측의 공개매수가 상향을 비판했다. 고려아연 측은 26일 오후 입장문에서 “‘묻지마 빚투’로 고려아연 경영권을 뺏겠다는 투기자본 MBK와 실패한 경영인 장형진 영풍 고문의 검은 야욕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영풍은 대표이사 2명이 구속돼 사내이사가 없는 상황에서 전문성 없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내주기로 한 데 이어 이번엔 3000억 원 대출까지 받아 이를 MBK에 빌려주는 믿을 수 없는 결정까지 내렸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어 “대표이사들이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누가 이런 결정을 주도했는지 무리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사외이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또다시 법적 심판대 놓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며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진행하면서 8개월짜리 빚인 단기차입금 1조 4905억 원을 조달하더니 다시 3000억 원의 빚을 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빚만 무려 1조 8000억 원. 말이 사모펀드지 펀드자금은 몇천 억 원 수준에 불과한 ‘빚투 펀드’”라고 덧붙였다.

MBK의 적대적 M&A가 성공할 경우 고려아연의 핵심기술진들이 모두 이탈하고 인력 감축과 노조 파업, 이로 인한 각종 금속의 생산 차질, 국내 산업을 넘어 국제금속 가격의 교란 등 앞으로의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게 고려아연 측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