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예금 금리를 올리면서 시중은행에선 보기 힘든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이 재등장했다. 연말 집중된 만기 예금을 재유치하고 수신고 확보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연 3.71%로 집계됐다. 연 4%를 넘는 예금상품도 속속 출시된다. 바로저축은행에선 연 이율 4.20%의 12개월짜리 정기예금이 등장했다. 동양·HB·안국·대한·스마트·엠에스·조은저축은행 등 7곳이 연 4% 넘는 정기예금 상품을 판매하고, 오투·청주·키움YES·JT친애·NH저축은행 등 15곳이 연 3.9%대 금리를 제공한다. 저축은행의 이러한 행보는 정기예금 금리를 낮추는 시중은행과 상반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상품 금리(1년 만기)는 연 2.50~3.50% 수준이다. 우대조건을 모두 충족했을 때의 최고 금리는 3.35~3.80%다.
금리인하기를 맞아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자금 확보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은 한국은행에서 돈을 빌리지만 저축은행은 예·적금으로 대부분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대출을 늘리려면 수신 자금을 늘려야 한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채권 정리가 진행되면서 대출을 더 적극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적금 상품의 만기가 연말에 집중되는 만큼 고객 예금을 재예치하기 위해 이자 유인을 높이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통상 저축은행 예·적금 가입자의 만기는 4분기와 연초에 몰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