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상품 준비 주력 분위기도
- 소비자 “간절기용 구매는 사치”
올해 9월까지 이어진 무더위로 인해 미리 가을을 준비했던 부산지역 유통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통상 백화점 업계는 8월부터 가을상품을 입고하기 시작해 10월까지 집중적으로 판매하는데 올해 늦더위로 그 기간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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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5층 아웃도어 브랜드 K2 매장에서 고객이 겨울패딩을 살펴보는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
부산지역 A백화점은 지난달까지 가을 시즌 남성복 여성복 매출이 전년 대비 한자릿수대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9일 밝혔다. 가을 늦더위 영향이 컸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의 하루 평균 최고기온은 30.8도로, 근대적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4년 이후 역대 9월 중 가장 높았다. 지난달 부산의 폭염일수(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도 7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월 들어서도 지난 1일 부산은 최고기온 30.9도를 기록해 해당 날짜의 평년(24.7도)보다 6도 이상 높았다.
A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늦더위로 가을상품이 판매되는 시기가 예년에 비해 늦어졌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의류 특성상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가을상품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들어서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대로 매출 신장률을 회복 중”이라고 설명했다.
B백화점은 가을 정기세일이 시작된 지난달 27일부터 현재까지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황금연휴 특수가 포함됐던 점을 고려하면 이 기간 가을상품 수요가 높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B백화점 관계자는 “날씨가 선선해지기 시작한 최근 1주간 스포츠 패션 상품군과 면역력 강화에 좋은 건강식품 매출이 전년 대비 10% 정도 증가하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에 추석과 각종 공휴일이 낀 가을은 백화점 등 국내 패션·유통업계에서는 특수를 누리기 좋은 계절로 통했다. 하지만 점점 길어지는 여름에 가을을 누릴 기간이 줄어들면서 백화점 업계도 가을보다는 겨울상품 준비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경기 불황까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은 잠깐 입고 옷장에 넣어둬야 하는 트렌치코트나 재킷 등 가을 옷 구매를 자제하는 경향을 보인다.
부산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30대) 씨는 “지난해 구매한 간절기용 얇은 코트를 얼마 입지 못했다. 올해는 가을이 더 짧아진 것 같아 차라리 가을 옷 살 돈을 아껴서 겨울 외투를 사는 데 보탤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