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가계대출 고려 금리인하
- 통화정책 늦었다는 주장 반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늦었다는 지적에 “집값, 가계대출을 고려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피벗의 효과가 없다는 지적에는 수긍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3년2개월만에 완화 기조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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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중구 한은 본점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총재는 14일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이 피벗이 늦었다고 지적하자 “7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고민했지만 당시 부동산 가격이 빨리 오르고 가계부채 증가 속도도 너무 빨라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지 않기 위해 쉬었다가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5월부터 내수 회복을 위한 피벗을 주장해 온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견해도 반박했다. 이 총재는 “KDI처럼 (금리 인하로) 성장률만 올리는 게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좋은 것인지, 경기와 금융안정 중 어디에 방점을 주느냐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가계부채가 구조적으로 증가한 원인도 어느 정도 없애가면서 (피벗을) 해야 한다는 면에서 (KDI와) 시각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의 주택공급, 대출관리 정책이 늦어 집값이 뛰고 피벗도 늦춰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5, 6월 당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데이터로 크게 나타나지 않았고, 그때만 해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연착륙이 주요 과제였던 데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등 복합적 원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피벗의 효과가 없다는 지적에는 “올해 상반기까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안정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나 가계부채가 올라가는 시점을 예측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후적으로 (의원의) 올바른 지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은행이 대출금리를 기준금리에 따라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은행들이 자산 가운데 부동산 관련 자산(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게 큰 만큼 이를 줄이는 과정에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