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호우 등으로 인해 전국에서 교량이나 제방 등이 위험해지는 사례가 잦아지자 정부가 선제적으로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또 기존의 안전 등급 산정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기준도 손질한다.

23일 국토교통부는 ‘시설물 안전관리 체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집중호우 대비 취약 시설물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8월 국토안전관리원, 국토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등과 TF를 구성했다.

국토부는 우선 집중호우에 취약한 교량, 제방, 옹벽, 절토사면에 대한 안전 점검 항목 강화를 추진한다. 교량의 경우 세굴(유속이나 유량 증가로 인한 침식)이 주요 사고 원인인 만큼 연말까지 전국에서 고위험 교량을 가려낸 뒤 지자체 등 시설물 관리 주체들이 내년 6월까지 정밀 조사를 하도록 했다.

집중 호우로 지반 일부가 유실된 도로.

아울러 제방은 ‘여유고’(뚝 마루가 잠기지 않게 하기 위해 설정해 놓은 높이)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고 누수 침식에 취약한 접속부 상태가 양호하다면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까닭에 앞으로 하천 측량 강화와 접속부 점검 기준 정량화 등을 추진한다. 옹벽·절토사면에 대해서는 기능이나 지반 상태에 대한 점검항목을 구체화하는 한편 산사태 위험 등급에 따라 평가를 강화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사고가 발생한 시설물 대부분이 이전에 진행된 안전 점검 때 양호한 등급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 기초 시설이나 교각과 같은 교량의 주요 부재가 하위 등급을 받으면 전체 등급도 해당 등급 이하로 판정되도록 하는 ‘절대 기준 제도’를 도입한다. 현재는 교량의 주요 부재가 D·E 등급이더라도 부재별 가중치를 고려한 산술 평균에 따라 전체 등급이 ‘양호’에 해당하는 B등급 이상으로 판정될 수 있다.

또 국토부는 점검 체계가 시설물 규모로만 한정된 한계를 극복하고자 관련 규정을 손질하기로 했다. D·E 등급 판정 때 보수·보강 조치 의무화, 중대 결함 때 보수·보강 기한 현행 5년에서 최대 2년으로 단축 등도 시행한다. 관련 법 개정은 내년 하반기까지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