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병비율 바꿔 12월 주총 상정
- 두산로보틱스·밥캣 시너지 기대
- 행동주의 펀드도 제동 걸 가능성
두산그룹이 그룹 재편을 다시 추진한다. 여전히 소액 주주들은 부정적이어서 성공할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1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두산에너빌리티를 인적분할해 자회사 두산밥캣을 지배하는 신설 법인을 만들기로 했다. 이 신설 법인과 두산로보틱스 합병을 추진하는 것이다. 합병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는 오는 12월 12일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떼내면 차입금 7000억 원이 줄고 1조 원가량의 신규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자로, 가스·수소 터빈 사업에 투입한다. 협동로봇회사인 두산로보틱스와 소형 장비 업체인 두산밥캣은 시너지를 통해 2030년까지 약 120조 원 규모의 농업·건설 분야의 전문 서비스 시장을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두산그룹은 이번 사업구조 개편을 재추진하는 과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이 기존보다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합병 비율도 재산정했다. 이번에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 신설 법인의 합병 비율은 1대 0.043으로 변경됐다. 기존 합병 비율 1대 0.031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가 받을 수 있는 두산로보틱스 주식은 기존 3.1주에서 4.3주로 늘어난다. 또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도 기존 75.3주에서 88.5주로 증가한다. 만약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가졌다면 보유 주식 가치는 지난 7월 이사회 당시 종가 기준과 비교하면 기존 안보다 약 39만 원 증가한다.
그러나 이번 변경안에 대해서도 주주들 반응은 냉담하다. 의결권 플랫폼 ‘액트’의 윤태준 기업지배연구소장은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갖고 있으면 애초에 두산로보틱스 3주를 주기로 했던 것을 4주로 늘려준다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대표 행동주의 펀드가 다시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두산밥캣 주식 1.0%를 획득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최근 발송한 주주서한에서 두산밥캣이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보고 1조5000억 원의 특별배당 실시 등을 요구했다. 금융당국이 두산의 사업구조 재편에 다시 제동을 걸 수도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두산그룹의 사업 재편이 소액 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며 두 차례에 걸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고, 결국 두산은 사업 재편을 보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