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물고기의 체장을 더욱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참조기. 국제신문DB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은 AI(AI) 기술 중 하나인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법을 활용해 물고기의 성숙체장(전체 개체수의 50%가 산란할 수 있는 크기)을 더욱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는 방법을 연구해 최근 국제학술지(Fishes, 9월호)에 게재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AI를 활용해 성숙체장을 추정한 국내 첫 사례다.

기계학습은 인간이 학습하는 방식을 모방해 스스로 점차 정확도를 향상하는 데이터와 알고리즘 사용 기술을 말한다. 이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주요 상업 어종인 참조기의 장기간 축적한 생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AI 기법을 활용해 참조기의 성숙단계(어류가 산란할 수 있는 단계로 미숙, 중숙, 완숙 등)와 성숙체장을 추정했다.

성숙체장은 물고기의 생태학적 특성을 파악하는 중요한 기초자료일 뿐만 아니라, 수산자원관리 정책 중 하나인 포획금지 체장을 설정하는 데 핵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참조기의 성숙 단계를 사람의 눈으로 직접 관찰하거나 조직 판별을 통해 분석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체장 체중 성숙도 어획시기 등 대량의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AI이 성숙 단계를 독자적으로 판별하고, 성숙체장을 추정할 수 있도록 했다.

새 방법은 판별 정확도를 향상할 뿐만 아니라 분석 시간도 크게 단축했다. 판별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전체 측정 시간이 어종당 약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약 30% 단축된다. 또 판별자의 주관적 기준이 배제돼 일관성 있고 신뢰도 높은 판별을 지속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다양한 어종에도 확대 적용 가능하며, 향후 우리나라 수산자원관리를 위한 중요한 과학적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수산 분야에서도 AI 연구를 확대해 정부의 정책 방향에 신속히 대응하고, 국제적으로 이 분야를 선도하는 연구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