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산항 등 우리나라 주요 항만의 각종 시설을 불법적으로 공중 촬영하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막는다. 항만 보안 기능이 이전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수산부는 29일 오후 2시에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와 ‘무역항 안티드론 체계 구축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다고 28일 밝혔다. 드론의 불법 접근, 침입 등을 탐지하거나 식별하는 첨단 장비(레이더·EO/IR 카메라·RF 스캐너)를 가동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파 방해를 통해 불법 드론을 무력화하는 ‘재머’도 설치된다. 무역항 안티드론 체계 구축 방안은 지난 2023년 2월 17일 열린 제16차 국가테러대책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됐다.

사업비는 정부와 각 항만공사가 50대 50의 비율로 분담한다. 부산항과 인천항, 울산항은 올해 사업에 착수해 내년까지 구축을 끝낼 예정이다. 여수광양항은 내년에 사업을 시작해 2026년까지 완료한다.
현재 부산항에는 전국 항만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드론의 불법 비행을 파악할 수 있는 장비가 2021년 12월부터 운용 중이다. 최대 20㎞ 범위에서 비행 중인 드론을 식별하고 승인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필요하면 경찰이나 군부대에도 이 사실을 통지한다.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올해 국정감사장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부산항만공사는 이 장비를 활용해 최근 5년간 201건(북항 188건·신항 13건)의 드론 불법 촬영을 적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여기에다 재머 등 첨단 장비가 추가되면 업무의 효율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해수부는 앞으로도 항만에 대한 국가 방호체계를 한층 강화될 수 있는 대책을 지속해 수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최근 벌어진 전쟁 때 주요한 위협 수단으로 등장한 드론 공격에서 볼 수 있듯이 국가중요시설인 항만에도 불법 드론의 접근, 침입 등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며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부산항 등 주요 무역항에 안티드론 체계가 구축되면 드론을 활용한 불법 접근, 침입 예방 등 국가 방호체계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는 항만에서의 드론 불법 촬영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제항해선박 및 항만시설의 보안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지난 7월 24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항만 시설에서 드론을 운행하고자 하는 사람은 사전에 ‘드론 비행 승인 신청서’를 보안 책임자에게 제출해야 한다. 만약 허가 없이 항만 상공에 드론을 날리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