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라훌 아난드(가운데) 한국미션 단장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IMF-한국 연례협의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의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보다 0.2%포인트 낮은 2.0%로 제시했다.

내년 1월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국 수출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과 무관치 않은 진단으로 읽힌다.

기획재정부가 20일 발표한 IMF 한국미션단의 ‘연례협의’ 결과 자료를 보면 IMF는 내년 한국 경제가 올해보다 2.0%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션단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며 특히 하방 리스크(경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인)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연례협의는 IMF 회원국의 거시경제·재정·금융 등 경제상황 전반을 점검하는 회의다. 지난 7일부터 2주간 서울에서 기재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IMF가 이날 제시한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2.2%)보다 0.2%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한 달 전(2.5%)보다 0.3%포인트 낮은 2.2%로 제시됐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면 수출 제조업 중심의 한국 경제가 타격을 받아 ‘2%대 성장’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라훌 아난드 IMF 미션단장은 발표문에서 “국내외 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 경제의) 회복력 강화를 위해 강력한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책적 우선 순위에는 혁신 강화, 공급망 다변화, 서비스 수출 촉진 등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으나 높은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가 적절하다”고 제언했다. 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난드 단장은 또 “고령화로 인한 지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연금제도 개혁, 재정준칙 도입, 세입 확충, 지출 우선순위 조정 등을 통한 재정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며 “인공지능(AI) 도입 준비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선별적인 정책도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