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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플라스틱서 핵심성분 추출, 순도 99%로 재생산

부산 월드클래스 청년 <상> 권기백 테라클 CEO

  • 권용휘 기자 kyw@kookje.co.kr
  •  |   입력 : 2024-11-24 18:38:12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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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은 지역 청년 인재를 발굴해 세계적 리더로의 도약 및 성장을 지원하고자 2021년부터 ‘NEXT 10-청년 월드클래스 육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3명을 선발해 각각 최대 1억 원의 역량 개발비와 전문가 멘토링 등을 지원한다. 분야도 다양하다. 건축·디자인·과학·창업 등 경제 분야는 물론 문학·음악·무용·미술·연극·영화·사진 등 문화예술 분야에서 세계에 통할 만한 역량과 가능성을 갖춘 청년을 적극 돕는다.

부산 월드클래스 청년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성장했을까. 국제신문은 월드클래스 육성 사업 지원을 받은 청년 중 경제와 문화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청년 2명을 1명씩 두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지난 22일 인천 테라클 파일럿 공장에서 권기백(가운데) 대표가 투자자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재활용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테라클 제공
- “유해해도 필요불가결 플라스틱
- 자원순환 과학기술만이 해법”

- 해중합 기술로 TPA·EG 추출
- 석유서 뽑아낸 것과 거의 동일
- 올해 109억5000만 원 투자유치

흔히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잘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전 세계 재활용률은 9%(OECD 기준)에 그치며, 상황이 좋은 국내 재활용률 역시 27%(그린피스 집계)에 그친다. 플라스틱 제품이 워낙 다양하게 사용되다 보니 유형이 수천 종류에 달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을 수집하고 분류하는 데 비용이 아주 많이 들고, 어렵게 재활용해도 품질이 저하되고 독성이 증가한다. 그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도 상당하다.

생산과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게 근본적인 해법이다. 지금 인류는 후기 철기시대가 아닌 ‘플라스틱 시대’에 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플라스틱이 일상은 물론 산업 전반을 깊이 파고든 탓에 사실 실현이 쉽지 않은 이야기다.

■혁신 기술로 재활용 한계 깬다

지난 15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투자 설명회에서 테라클 소속 한 직원이 발표하고 있다. 테라클 제공
그러나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 초격차 스타트업 ‘테라클’을 이끄는 청년이 있다. 바로 2022년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이 진행한 월드클래스 육성 10년 프로젝트에 선정돼 지원을 받은 권기백(31) 대표다.

권 대표 역시 플라스틱 재활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이를 해결하고자 사업을 시작했다. 원래 부경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회사에서 근무했다. 당시 음료 기업의 친환경 광고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 회사가 사용한 플라스틱 제품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제품이었다.

“재활용이 되는 것처럼 소비자들을 독려하고 친환경에 앞장선다는 마케팅을 했습니다. 광고가 나가고 소비자들도 착한 기업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때 자원순환 문제는 보여주기식 광고나 마케팅, 2차 제품이 아닌 과학기술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봤습니다.”

■빵에서 밀가루 뽑듯 원료 재활용

이후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기술 이전을 시작으로 2021년 7월 창업에 성공해 현재 24명의 팀원이 근무하는 신생기업 ‘테라클’을 이끌고 있다. 판매 제품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해 뽑아낸 원료다.

핵심 기술은 ‘해중합’으로, 플라스틱을 빵으로 치면 빵에서 원재료인 밀가루와 물을 뽑아내는 기술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페트병인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도 TPA(테레프탈산)과 EG(에틸렌글리콜)로 이뤄져 있는데, 여기에서 TPA와 EG를 추출한다. 모두 의류·전자제품·화학·의료 등 산업계 전반에서 사용되는 기초화학 소재다. 상용화에도 성공해 생산량은 세계 최초로 톤(ton) 단위 상용화를 실현했다.

“재생산한 제품이지만 석유에서 뽑아낸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순도 99% 이상을 제공합니다. 반복해서 재활용할수록 물성과 색상이 저하되는 문제를 비롯해 투명한 플라스틱 폐기물만 재활용할 수 있어 유색·복합 소재 등 저급 폐기물이 재활용되지 않는 문제도 해결했습니다. 지금까지 재활용이 어려웠던 다양한 폐플라스틱과 섬유(의류), 해양폐기물 재활용에도 성공했습니다.”

테라클은 올해 초 시리즈A 투자라운드에서 10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총 109억5000만 원의 투자를 얻어냈다. 지난달 베트남 호찌민에서 진행된 ‘디자인 씽킹 오픈 이노베이션대회’(Design Thinking Open Inovation Competiton Thu Duc) 2024에서 3위를 수상한 데 이어 대만 이노테크 발명 전시회에서 금상을 받는 등 국제 대회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권 대표는 “월드클래스 청년 지원이 디딤돌이 돼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따뜻한 관심과 격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 시와 부산경제진흥원에 감사한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나아가 자원 순환을 실현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부산경제진흥원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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