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이른바 ‘벤처천억기업’이 전국에 908곳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 소재 기업은 올해 5곳이 새로 진입했으나, 이를 합해도 총 47곳(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결산 기준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한 ‘벤처천억기업’을 집계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는 전년(869곳)과 비교하면 4.5%(39곳) 증가해 처음으로 900개 사를 넘어섰다.

벤처천억기업이 창출하는 고용 효과는 상당하다. 이들은 지난해 전년과 비교해 1만 명 증가한 33만 명을 고용했다. 삼성그룹이 27만8000명, 현대차가 19만8000명, LG그룹이 15만5000명, SK그룹이 11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하면, 재계 어느 대기업 집단 보다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셈이다. 지난해 총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약 8조 원(3.7%) 증가한 235조 원을 기록, 재계 2위인 현대차(275조 원)와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벤처기업 성장세도 가파르다. 특히 업력 10년 이하의 신규 벤처천억기업 비중은 2018년 17.2%(10개 사)에서 지난해 24.3%(25개 사)로 7.1%포인트 증가했다. 또 벤처천억기업에 3년 연속(2021년 108개, 2020년 134개, 2023년 103개) 100개 이상씩 새로 진입하고 있다.

벤처로 시작해 성장한 기업은 우리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할 정도로 산업 지형이 바뀌고 있다.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중소·중견기업 중 ‘벤처천억기업’ 비중은 기업 수의 32.4%, 매출액의 24.9%, 종사자 수의 24.1%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2.8%로, 비중만 보면 일반 중소기업의 3.5배, 대기업의 1.6배에 달한다. 벤처기업이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 속도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부산 비중은 미미하다. 이 그룹에 속한 부산벤처기업은 47곳에 그친다. 느는 속도도 빠르지 않다. 2023년 매출액 기준 벤처천억기업에 속한 부산 기업은 글로넷티엘에스㈜ 대우제약㈜ ㈜아이윈 ㈜아이이엔한창 ㈜푸드앤 등 5개 사다. 이와 비교해 수도권에는 563개(62%)개가 밀집해 있다.

부산이 차지하는 위상과 비교하면 벤처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턱없이 낮다. 부산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부산이 제조업 중심 도시인 이유도 있지만, 벤처기업이 너무 성장하지 못했다. 지자체 차원에서의 지원도 상대적으로 미미하거나 늦어 창업자들이 수도권부터 바라본다. 지자체 지원부터 획기적으로 늘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