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국인 전용 관광카드인 ‘비짓부산패스’ 데이터를 관광산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오전 부산관광공사 대회의실에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9회 부산관광미래포럼이 열리고 있다. 김미주 기자

26일 오전 부산관광공사 대회의실. 이른 시각인 오전 7시30분인데도 50여 명의 참가자가 몰려 추가 좌석을 배치할 정도로 현장은 열기로 가득했다. 이는 부산관광공사가 관광산업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부산관광미래포럼’ 참석자들로, 지난 3월 시작된 이 포럼은 이날을 끝으로 올해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강연에는 11번가 오픈멤버이자 ㈜레저큐(야놀자)에서 투어패스 사업 총괄본부장을 역임한 이주일 ㈜오예커뮤니케이션 대표가 강사로 나섰다. 사단법인 스마트관광협회(KOSTA) 이사인 이 대표는 27년간 스마트 관광 비즈니스 모델링과 지역 관광 컨설팅 등 여행 플랫폼 구축에 독보적 성과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다.

팬데믹 이후 취미와 여가에 대한 관심이 변화하면서, 여행과 여가는 이제 일상만큼 중요한 삶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여행 트렌드 역시 개인의 취향에 따라 음식, 자연, 관광지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 특정 시간이나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워케이션이나 한 달 살기 같은 다양한 형태가 등장했으며, 유명 관광지보다 ‘나만의 특별한 공간’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이 대표는 “최근에는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소규모 여행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전용 관광카드인 비짓부산패스의 사용 데이터를 분석하면, 해외 여행객의 수요를 예측해 관련 상품을 선제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봤다. 비짓부산패스는 지난해 시범 도입 후 올해 16만 장 넘게 팔리는 등 부산 여행‘ 필수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대표는 “데이터를 분석해 여행객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카드를 개발하면 구매량은 16만 장에서 30만 장, 50만 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 좋은 데이터를 확보했으니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여행에도 구독 서비스가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예를 들어, 1년에 2~3회 호캉스를 원하는 고객에게 구독 서비스를 통해 매 회차마다 다른 콘셉트의 호텔을 추천하는 방식이 가능하다”며 “머지않아 부분 구독 서비스 형태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저렴한 가격도 중요하지만, 상품을 검색하고 비교하는 시간을 대폭 줄여주는 것이 점점 주요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며 “업체에서 엄선된 여행 코스나 상품을 먼저 제안한다면, 여행객들이 자발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럼을 마친 뒤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내년에는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부산 관광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업계의 현안을 공유하고 논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조찬 포럼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