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년 동안 규제 1500개 생겨
- 연근해 대형 어선 줄폐업 가시화
- 유류비 보조 등 다각적 지원해야
“수온 상승 등 어업 환경은 급변하는 데 규제는 늘어납니다. 70년이 넘은 수산업법 때문에 일본 배들은 조업하는 한일공동규제수역에도 가지를 못하니 고기를 잡는 어선들이 더는 버티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
| 임정훈 대형저인망수협 조합장이 어업 환경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지난달 27일 부산공동어시장 별관 대형기선저인망수협에서 만난 임정훈 조합장은 “최근 56년간 한국 해양의 표층 수온이 지구 평균의 배 이상 상승했다”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했다.
임 조합장은 “2000년대와 비교하면 표층수온선 분포가 올라가 오징어 삼치 방어 복어 참치 등의 서식지도 북상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근해 주요 업종의 임금도 지난 3년간 연평균 7.5% 올랐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동 전쟁 등으로 유가도 올라 어업인들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조합장의 설명처럼 어업 환경이 나빠지면서 연근해 대형 어선의 줄폐업이 가시화하고있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이 지난 8월 내년 감척 수요를 조사한 결과, 어선 136척 중 절반 이상인 74척이 감척을 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전과 지난해 감척을 희망한 어선은 각각 6척, 15척에 불과했다. 해수부는 조업 경쟁을 막기 위해 조업량과 배 무게 등에 따라 일정한 보상을 하는 방식으로 감척을 진행한다.
그는 “1953년 수산업법 제정 이후 70년 동안 1500개에 달하는 규제가 생겨났고 이후 변화가 없다. 해수부는 115년 만의 어업 대변혁을 외치며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근해 어업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 완화는 단 1건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온상승 등으로 수산자원의 서식지는 변동했지만 100년 전에 획정된 조업구역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조합 집계를 보면 소속 어선의 살오징어 어획량은 지난해 9월 기준 2만1621t에서 올해 1만1259t으로 47.9% 급감했다. 삼치도 지난해 2만5891t에서 올해 1만8392t으로 29% 줄었다.
고수온과 저기압 등 환경요인으로 어황이 불안해지면서 주요 어종의 어획량이 급감한 것으로 조합은 분석한다. 실제 해수온도가 1도 오르면 해양 생태계가 느끼는 환경 변화는 육지 기온이 10도 상승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 국립수산과학원의 설명이다.
수산업계는 산업 침체를 막기 위해 유류비 보조, 조업 구역 탄력적 조정 등의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 조합장은 “수십 년 전에 제정된 수산업법을 현상황에 계속 적용하게 되면 어업인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당장 도산 직전의 선사도 많아 금어기와 조업 구역을 조정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저인망수협은 대형트롤, 대형쌍끌이, 대형외끌이 등 3개 업종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 연근해 어선 중 규모가 큰 편으로 주로 오징어 갈치 삼치 조기 등 대중성 어종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