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탄핵 정국’이라는 어두운 터널에 갇히게 됐다.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리더십 공백이 현실화한 것이어서 경제적 후폭풍 정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터널의 끝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경제가 빙하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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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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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제당국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2선으로 후퇴하면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 ‘비상 사령탑’ 역할을 맡게 됐다. 최 부총리는 이날 언론메시지를 통해 “경제팀은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대외신인도 유지와 경제정책의 차질 없는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경제안정을 이루고 대외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도 국회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진행하고, 관계부처 장관 합동 성명도 발표했다. 이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하는 ‘거시경제·금융현안회의’(F4 회의)도 개최해 금융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하지만 그가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거나 현재 정책 기조를 변경하는 굵직한 의사 결정을 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당장 내년도 예산안 처리 때 야권의 협조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앞서 야당은 정부안에서 4조1000억 원을 삭감한 ‘단독 감액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강행 처리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이유로 야당의 ‘예산 폭거’를 들면서 향후 여야가 원만한 합의에 이를 여지는 더욱 좁아졌다. 일각에서는 준예산 편성 가능성도 거론된다. 준예산은 직전 회계연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할 경우 최소한의 정부 기능 유지를 위해 전년도에 준해 편성하는 예산이다.
경제적 혼돈으로 내수 침체는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탄핵’,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부터 기각 등 역대 탄핵 정국 때도 내수는 직격탄을 맞았다.
경제 외교도 사실상 중단될 상황이다. 내년 초 출범하는 ‘트럼프 2기’에 대응할 연말·연초 골든 타임을 ‘계엄사태 후폭풍’로 날리게 되는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관련된 핵심 의제들은 대부분 정상급 외교에서 조율된다는 점에서, 탄핵 정국 장기화는 향후 한국 경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배제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외국 자본 이탈은 현실화됐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총 1조85억 원을 순매도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이 한국 경제를 불확실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