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 과정에서 혼획으로 인해 폐사하는 해양 포유류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현재보다 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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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4일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어선의 그물에 걸려 죽은 밍크고래.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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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해양수산부와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역에서는 매년 1000여 마리의 고래류가 그물 등에 걸려 죽고 있다. 특히 밍크고래는 연평균 70여 마리가 합법적으로 유통된다. 귀신고래나 혹등고래 등과 달리 밍크고래는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되지 않아 불법 포획 정황이 확인되지 않으면 유통 및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한편에서는 밍크고래가 혼획된 뒤 즉각 방류하지 않고 숨을 거둘 때까지 방치했다가 뒤늦게 신고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어업인들이 사용하는 어구가 해양 포유류 혼획을 늘린다는 분석도 있다. 어류가 지나가다 걸리도록 한 곳에 그물을 치는 ‘정치망’이나 조류가 빠른 곳에 큰 닻으로 고정해 놓은 통그물인 ‘안강망’ 등에서는 해양 포유류의 혼획이 잦다. 한 번 걸리면 탈출구를 찾지 못하거나 꼬리 등이 엉켜서 질식할 수밖에 없어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수산업법, 수산자원관리법, 해양생태계법, 고래 고시 등 여러 법령에 해양 포유류 보호 규정이 산발적으로 포함되어 있지만 내용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 전문가들은 실제 실행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고 언급한다.
이에 환경단체 등에서는 혼획 등에서 비롯되는 폐사를 줄이기 위해서는 해양 포유류 보호를 정확하게 규정한 독립 법안을 우선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에서는 법 강화는 필요하지만 이 때문에 어업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해양 포유류의 이동 시기와 장소 등에 따라 어민들이 탄력적으로 혼획 저감장치를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관련, 지난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해양 포유류 보호정책,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송옥주·주철현·문대림·이병진 의원과 해수부,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국내의 해양 포유류 보호 정책의 실효성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을 언급한 뒤 정부와 시민사회단체, 어민 등이 힘을 합쳐 대응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해수부는 이에 따라 앞으로 해양 포유류 실태 조사, 해양보호생물 지정, 혼획 저감 장치 개발 등을 지속해 추진하기로 했다. 또 미국이 해양 포유류 보호법 제정 이후 수산물을 수출하는 나라를 대상으로 자국과 동등한 수준의 해양 포유류 보호 제도를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한다는 점을 고려, 적절한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치권도 해양 포유류 보호 정책의 체계화를 위해 입법과 예산 측면에서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