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장들이 시공사 선정과 개발 방식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면서 사업 장기화 우려가 나온다. 공사비 상승과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리스크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 대규모 사업장일수록 조합 내 의견 조정이 복잡하고 어려워 내홍도 심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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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한 아파트단지 전경.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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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우동1구역(삼호가든) 재건축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1일 조합장 해임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삼호가든 조합은 지난달 30일 임시총회와 투표를 통해 시공사 디엘이앤씨 선정 무효안을 통과(국제신문 지난 2일 자 10면 보도)시킨 바 있다.
삼호가든 비대위 관계자는 “조합의 이번 시공사 무효는 충분한 의견 수렴과 논의 없이 추진됐다. 2021년 3월 시공사 선정이 이뤄진 이후 본격적인 계약 추진을 위한 조합의 노력도 부족했다. 보통 선정 이후 3개월 내 가계약을 해야 하는데 조합장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협상을 미뤄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간이 많이 흐른 지난해 2월이 돼서야 협상단을 꾸렸지만 일반적인 조항마저 문제를 삼아 지난달까지도 계약 체결에 실패했다. 입찰보증금 420억 원에 따른 수십 억 원의 이자는 조합의 몫이 될 전망이다. 조합장이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여러 비대위가 손잡고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고 했다. 현 조합장은 21일 전체 조합원의 과반 참석에 과반이 동의하면 해임된다.
삼호가든의 시공사 선정을 둘러싼 갈등과 내홍은 예견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진행된 임시총회 투표에서 디엘이앤씨 선정 무효안은 969명이 참석한 가운데 486명의 찬성, 464명의 반대로 간신히 통과(무효 19표)됐다. 통과 인정 득표수인 투표자 과반은 485명으로, 1개의 여유표로 결정이 난 셈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투표 결과가 그렇게 나온 상황에서 단지 내에는 특정 건설사의 홍보물만 부착돼 있다. 사실상 다른 시공사의 참여를 가로막는 메시지”라고 비판했다.
해운대구의 ‘노른자위 땅’이라 불리며 재건축 추진 단계부터 1군 건설사와 투자자 관심이 높았던 삼호가든은 2021년 3월 디엘이앤씨가 치열한 경쟁을 거쳐 시공권을 확보했다. 지역 최초로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공사비 인상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시공사 선정 무효 안이 통과된 상황이지만, 조합장이 해임되거나 조합 내 갈등이 심화하면 시공사 선정 재논의 등에 따른 사업 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남구 감만동에 9000여 세대의 초대단지로 건립을 추진 중인 감만1재개발구역도 조합 내 극심한 갈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곳은 2007년 재개발구역 지정 인가를 받았다가 2015년 민간임대공급인 뉴스테이 개념이 도입되면서 감만1구역의 69%가 이로 전환했다. 대우건설과 동부건설 컨소시엄으로 시공사 선정을 마쳤지만, 사업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조합원이 일반 분양으로 재추진하면서 소송전이 잇따르고 있다. 조합장 해임과 무효 판결 등이 반복되면서 혼란이 거듭되는 모습이다.
부산시민공원 촉진4구역도 조합장 해임 절차를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촉진4구역은 지난 8월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자 시공사 선정 계약을 해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