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두산에너빌리티가 갖고 있는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이관하는 두산그룹 사업 개편안이 비상계엄에 따른 주가 하락에 좌초할 위기를 맞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오는 1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분할 합병 관련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여파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따라 사업 재편안은 다시 백지화 위기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46.1%를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안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대가 심해지자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 떨어지면 약속된 주가에 주식을 사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제시했다. 하지만 비상계엄이라는 ‘돌발 변수’로 약속한 주가와 실제 주가와의 괴리가 커지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예상보다 큰 비용 부담을 안게 됐다. 그 결과 분할합병의 실익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10일 오전 코스피의 대표적인 원전주인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1만7320원이었다. 비상계엄 전이었던 지난 3일 종가는 2만1150원이었다. 18.11% 감소한 것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6000억 원이 넘으면 분할합병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6000억 원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분할합병 성공 시 가스터빈,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성장사업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금액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2일 주총에 앞서 임시 이사회를 여는데 이 이사회에서 주총 개최를 취소하면 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목적으로 추진했던 분할합병 건은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두산그룹은 지난 7월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 3대 축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산하에 있는 두산밥캣을 포괄적 주식교환 등을 통해 두산로보틱스의 완전자회사로 이전하는 내용이다. 이 개편안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두산그룹은 지난 8월 말 이를 철회했다. 이후 지난 10월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이 기존보다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을 수 있게 합병 비율도 재산정하며 이러한 분할합병안을 재추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