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효율적인 ‘지역균형 발전’을 이루려면 광역시와 도 지역을 통합해 인구가 최소 500만 명에서 최대 1000만 명에 이르는 강소국 수준의 단위를 형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조동철 KDI 원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 생산성 제고를 위한 개혁방안’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KDI 제공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진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1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KDI 주최로 열린 ‘한국경제 생산성 제고를 위한 개혁방안’ 컨퍼런스에서 “지역균형 제도는 국가적으로 전면 추진하기보다 지방에 자율권을 부여한 후 ‘지역 간 경쟁’으로 추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우선 “과거 지방분권 정책은 중앙정부가 매우 제한적으로 지방에 권한을 이양했고 그 이후에도 승인 절차를 시행하는 등 통제를 유지했다”며 “그 결과 지방 대도시의 중심(허브·hub) 기능이 약화돼 수도권 집중이 (오히려)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보다 효과적인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행정체계 개편 ▷세입분권 ▷세출분권 ▷행정분권 등 4가지 정책 방향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행정체계 개편과 관련해 “광역시와 도를 통합하고 지역별 허브 중심의 발전 전략을 추구해 ‘인구 500만~1000만 명’의 강소국 단위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2023년 국가경쟁력 종합 순위’에 따르면 최상위 4개국(덴마크·아일랜드·스위스·싱가포르)의 평균 인구는 645만 명이었다.

박 교수는 세입분권에 대해서도 “중앙·지방 간 차등공동법인세를 도입하고 전국을 발전·중간·낙후지역으로 구분해 낙후지역일수록 (정부가 교부하는) 지방분 법인세의 비중을 상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사업을 부처별로 2~3개 포괄보조금으로 통합하고, 지방공모 사업은 중앙정부가 광역단체에 재원과 기초선정 권한을 위임한 후 광역단체를 평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행정분권과 관련해서는 “핵심 행정권한인 토지규제권을 지방에 이양하기 위해 수도권 규제 영향 평가제를 도입하고 용도지역 지정과 농지규제 권한을 지방에 이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모든 지역에 분권을 동시에 적용하기보다 지역 간 차등적으로 적용하고, 중앙정부는 지역 평가를 통해 자율권의 부여와 회수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