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1월 한국과 일본의 대세계 수출액 격차가 역대 최저인 202억 달러 수준으로 좁혀졌다.

부산항 신선대부두.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한국무역협회는 29일 일본 재무성의 수출액 잠정치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11월 말까지 한국과 일본의 대세계 수출액이 각각 6223억8600만 달러와 6425억98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이 따라 올해 1~11월 한국과 일본 간 대세계 수출액 격차는 202억1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저치다.

양국 간 수출액 격차는 2010년 3036억 달러에서 2013년 1552억 달러로 줄어든 이후 2021년(1116억 달러)까지 8년간 1000억 달러대를 유지했다.

이후 2022년 632억4000만 달러, 지난해 850억3500만 달러를 거쳐 올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자료를 봐도 올해 1~10월 세계 10대 수출국 순위에서 한국은 6위, 일본은 5위에 각각 올랐다.

한국은 2022년 6위에서 지난해 8위로 떨어졌다가 올해 6위로 회복됐고 일본은 최근 3년간 5위를 유지했다.

올해 우리나라는 전체 수출의 54.9%를 차지하는 미국·중국·아세안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수출 실적이 개선됐다.

반면 일본은 주력 품목인 자동차·조선·중간재 등 산업이 중국과 한국 등의 도전으로 고전 중이다. 주요 기업의 해외 생산기지 이전이 가속화하면서 ‘메이드인 재팬’ 제품의 수출량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엔화 약세 흐름에도 수출 증대 효과가 제한적인 것도 해외 생산 확대와 맞물린 일본 내 제조업 기반 약화와 무관하지 않다.

통상 엔화 약세는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지만, 기업들의 해외 생산이 늘어나면서 더는 수출에서 환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무역협회가 분석한 올해 1~9월 일본의 수출 둔화 품목에는 석유제품(-16.9%) 내연기관(-17.4%) 이차전지소재인 산화금속산염(-22.6%) 등이 포함됐다.

수출 금액이 1조엔 이상인 ‘불도저 등 건설기계’와 ‘평판압연제품’도 각각 6.6%, 4.0% 감소했다.

한국도 일본처럼 수출 감소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 간 통상 갈등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외 주요 기관은 내년 한국의 수출 증가율을 비교적 낮은 1~3% 내외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