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확실성 커져 내수 활성화 집중
- 세제·재정 인센티브 획기적 확충
- 지방종부세 특례공시가 4억까지
- 기회특구 中企 가업상속공제 ↑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1.8%로 대폭 낮췄다. 이달 20일 미국 신정부 출범과 비상계엄·탄핵 정국 등 대내외 리스크로 어느 때보다 확대된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의 성장 경로는 물론 금융·외환시장과 민생 여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경제 불확실성 워낙 큰 상황”

기획재정부가 2일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는 정부의 위기 의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국제통화기금(IMF·2.0%) ▷한국개발연구원(KDI·2.0%) ▷아시아개발은행(ADB·2.0%) ▷한국은행(1.9%) 등 국내외 주요 기관보다도 낮다.

통상 정부 전망치가 민간 기관보다 덜 보수적으로 잡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날 제시된 수치는 우리 경제에 대한 정부의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미국 신정부 출범 ▷국내 정치 상황(비상계엄 및 릴레이 탄핵 등) ▷원/달러 환율 지속 상승 ▷내수 회복 속도 지연 ▷수출 증가세 둔화 ▷건설투자 감소 장기화 등 때문이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상반기에 저조하다 하반기에 고조)가 될지, 상고하저가 될지조차 예상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정부는 거대 담론이나 대형 신규 프로젝트를 제시하기보다 대내외 리스크를 극복하고 내수를 최대한 활성화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세제·재정 인센티브를 확충한다. 올해 상반기 소비분(신용카드·현금 등)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5% 넘게 늘어나면 20% 추가 소득공제를 해준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한해 자동차 개별소비세(개소세)도 30% 인하하기로 했다. 3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출고분이 대상이다. 노후차를 교체해도 개소세를 감면받게 된다. 한도는 100만 원이다.

이 밖에 ▷고효율 가전을 구입한 취약계층에 환급 지원율 확대(장애인 등 기준 20→30%) ▷내국인 도시민박 제도화 ▷중소기업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대상 확대(6만5000명→15만 명) ▷1조 원 규모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사업 실시(올해 중 2곳 선정) ▷올해 ‘코리아그랜드세일’(1월 15일~2월 28일) 설 명절과 연계 ▷영세 소상공인 점포에서 올해 사용하는 신용카드 금액에 대해 소득공제율 배 인상(15→30%) 등도 추진한다.

■지방 부동산 세제 등 규제 대폭 완화

정부는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비수도권 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우선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1세대 1주택자 특례가 적용되는 지방 저가주택 기준은 ‘공시가격 3억 원 이하’에서 ‘4억 원 이하’로 확대된다. 1주택자가 지방에 있는 4억 원 이하 주택을 구입해도 세제상 1세대 1주택 특례를 적용받게 된다는 의미다. 취득세 중과가 제외되는 저가주택 기준도 지방 주택에 한해 ‘공시가격 1억 원 이하’에서 ‘2억 원 이하’로 완화된다. 1주택자가 비수도권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사면 세제상 1세대 1주택자로 간주한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혜택도 내년 5월 말까지 1년 연장된다.

아울러 정부는 기회발전특구에 이전·창업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가업상속공제’를 확대하고, 산업단지 내 부대시설 범위도 ‘구내식당 등’에서 ‘문화·체육시설 및 카페 등’으로 넓히기로 했다. 올해 온누리상품권은 역대 최대인 5조5000억 원 규모로 발행한다. 설 성수기에 한시적(1월 10일~2월 10일)으로 디지털(카드형·모바일)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을 10%에서 15%로 높일 계획이다.

주말부부와 근로자 등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추진한다. 우선 한 집에서 출퇴근이 어려운 맞벌이 주말부부의 주거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부부 각각에 월세 세액공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가구당 1000만 원 한도다. 중소기업 근로자에게는 1년 이상 미임대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 공공요금은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한 경우 시기 분산·이연 등을 추진한다.

정부는 또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에너지·농식품 바우처 등 물가 관리 위해 올해 총 11조6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전년(10조8000억 원)보다 80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관련 가입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 상품을 운용할 수 있도록 ‘1인 1계좌’ 규제를 없애기로 했다. 다계좌가 허용되는 셈이다. 노후 소득보장을 위한 기초연금은 월 33만4000원에서 34만4000원으로 늘어난다. 조선업 외국인력(E-7) 허용비율 특례(내국인의 20%→30%)도 상시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