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 총수 60%가량이 보유 주식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 총소 지난해 주식 증감률 현황. 한국CXO연구소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6일 이 내용을 담은 ‘2024년 대비 2025년 연초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를 6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상반기에 지정한 88개 대기업집단 중 올해 초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 원 넘는 그룹 총수 44명이다. 주식재산은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非) 상장사 등을 통해서 우회적으로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보유한 주식 현황도 포함했다. 비상장사 등에서는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로 제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주식평가액은 지난해와 올해 1월 2일 종가를 기준했다.

44명의 그룹 총수 중 28명(63.6%)은 주식가치가 하락했지만 16명(36.4%)은 상승했다. 국내 44개 그룹 총수 중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박정원 두산 회장이었다. 박 회장의 지난해 초 주식평가액은 1212억 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연초에는 3456억 원으로 주식재산이 불어났다. 박 회장은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 종목 등에서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중 ㈜두산의 주가가 186.2%(2024년 1월 2일 9만 2600원→2025년 1월 2일 26만 5000원)나 뛰면서 박 회장의 주식가치도 상승했다.

MBK파트너스와 연합해 고려아연 경영권을 노리는 장형진 영풍 고문의 주식평가액은 최근 1년 새 82.8% 올랐다. 장 고문의 작년 연초 당시 주식가치는 3843억 원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올해 연초에는 7023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장 고문의 보유한 핵심 주식은 고려아연인데, 이 종목의 작년 1월 초 대비 올해 동기간 주가가 경영권 분쟁 이슈로 96.9%(2024년 1월 2일 48만 6000원→2025년 1월 2일 95만 7000원)나 크게 오르면서 장형진 고문의 주식재산도 1년 새 3000억 원 넘게 우상향했다. 장 고문과 대립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주식재산도 지난해 초 2038억 원 수준에서 올해 초에는 3725억 원으로 80% 이상 상승했다.

정몽규 HDC 회장의 주식재산은 1년 새 66.5% 정도 증가했다. 정 회장의 작년 연초 때 주식가치는 2020억 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초에는 3364억 원으로 높아졌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역시 작년 초 대비 올해 동기간 기준 주식가치가 61.6% 높아졌다.

반면 최근 1년 새 주식재산 감소율 폭이 가장 큰 그룹 총수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었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초 3조1995억 원이던 것이 올해 초에는 1조 3841억 원으로 최근 1년 새 주식재산이 56.7% 낮아졌다.

올해 1월 2일 기준 주식재산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11조 9099억 원)이었다.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해 초만 해도 14조 8673억 원에서 출발했다. 같은 해 3월 말에는 16조 5864억 원까지 높아지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러다 이후 6월 말에는 15조7541억 원으로 감소하더니 9월 말에는 13조 7956 원으로 점점 하락했다. 올해 초에는 11조 원대로 주식평가액 하락 국면을 피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국내 상장사 시총 1위 삼성전자의 작년 초 주가가 7만 9600원이던 것이 올해 초에는 5만 3400원으로 32.9%나 하락한 영향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