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8일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에 대해 시장에서는 기대치보다 낮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삼성전자 실적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에서 스마트폰, PC 등 정보기술(IT) 수요 둔화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지연 등 부정적 요인이 겹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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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실적 추이. 연합뉴스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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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이 기간 매출 75조 원, 영업이익 6조50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전분기보다 매출은 5.18% 감소, 영업이익은 29.19%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65%, 영업이익은 130.50% 증가했다.
전자 업계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을 기준으로 하는 게 통상적인 방법이다. 이 방법대로 한다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실적은 반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뜨겁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10조 원 안팎까지 예상했다가 최근 전망치를 7조 원대까지 낮춰 잡았다. 그런데 이미 낮아진 시장 눈높이에도 못 미쳤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이 3조 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DS 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 1조9100억 원으로 5분기 만에 흑자를 기록했고 2분기 영업이익 6조4500억 원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3분기 들어 반도체 수요가 인공지능(AI)으로 쏠리고 전통적인 IT 분야는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영업이익이 3조8600억 원으로 급감했다.
삼성전자 주력 범용 메모리는 스마트폰, PC 등 전통적인 IT 분야의 수요 침체로 가격이 하락했다. AI 열풍에 고부가 제품인 HBM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높지만 삼성전자 실적에서는 HBM 기여도가 크지 않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3E를 납품하는 게 급선무다.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가 현재 10개월째 진행 중이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는 않다. 업황 반전 계기가 뚜렷하지 않고 메모리 수익성 역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장기화할 전망이다. 각 제조사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높은 관세로 미국 내 제품 가격이 오를 것을 염두에 두고 각종 IT 제품과 메모리 재고를 비축 중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D램은 유통 재고 건전화, HBM3E 사업 본궤도 진입으로 인해 2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나설 전망이며 파운드리는 엑시노스와 이미지센서 가동률 상승에 따라 적자가 축소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실적도 감소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MX 사업부는 이 분기에 2조4000억~2조6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추산이 맞다면 전분기보다 2000억 원 이상 감소가 예상되는 것이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판매 둔화, 폴더블 신제품 출시 효과 소멸로 재작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20% 역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