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보편 관세’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긴장감을 갖고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우려가 커지는 것에 대해서는 “섣부른 감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 내 통상 관련 당국자는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편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쭉 나온 얘기이고 (미국 신정부가) 오는 4월 1일까지 (시행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보편 관세(universal tariff)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자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내건 핵심 공약이다. 미국과 교역하는 모든 나라에 일률적으로 관세를 매긴다는 게 골자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직후 “취임 당일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각 25%, 중국에는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언급했고,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 당국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매주 정례적으로 (미국 신정부 출범에 대비하기 위한) 회의를 진행해 왔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요하게 여기는 무역 균형 추구를 위해 한국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 수출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기보다 미국산 상품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당일 ‘외국과의 기존 무역협정 개정’을 언급해 한미 FTA 재협상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공식 대응하는 것은 섣부른 감이 있는 것 같다”며 “미국 신정부가 ‘1차 타깃’으로 멕시코·캐나다 등 국가를 거명하고 아직 한국을 언급하지 않는 상황에서 먼저 관련 논의를 공식화하는 것은 우리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주재하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행정명령을 비롯한 정책 동향을 점검했다.

최 대행은 “국익 최우선 원칙하에 우리 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사안을 중심으로 그간 준비해온 대응 방향을 재점검하고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통해 순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기업과의 소통도 적극 추진해달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