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변화 등으로 인한 쌀에 대한 수요가 계속 감소하고 가운데 10년 후에는 쌀 소비량이 현재보다 15%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매장에 진열된 쌀.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전망 2025’ 보고서를 통해 올해 식량용 쌀 소비량을 273만 t으로 예상했다. 이어 이 수치는 2026년 269만 t, 2030년 253만 t, 2035년 233만 t 등으로 매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10년 뒤인 2035년의 경우 식량용 쌀 소비량 전망치는 올해 소비량 예상치에 비해 14.7% 적다.

전문가들은 서구식 식생활 도입과 쌀을 대체할 수 있는 식품 개발 등이 식량용 쌀 소비 감소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한다. 관련 통계를 보면 지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식량용 쌀 소비량은 연평균 1.6% 줄었다. 지난해의 국민 1인당 평균 쌀 소비량은 55.8㎏이었다. 1962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가장 적다. 30년 전인 1994년(120.5㎏)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바쁜 일상으로 인해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많은 것도 식량용 쌀 소비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농경연의 식품 소비 형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주 중 아침 결식 횟수는 2021년 1.44회에서 지난해 1.79회로 늘었다.

한편 농경연은 즉석밥, 도시락, 떡 등에 들어가는 가공용 쌀 소비량은 올해 77만 t에서 2026년 79만 t, 2030년 87만 t, 2035년 94만 t으로 지속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쌀 가공식품 수요가 늘면 식량용 쌀 소비량 감소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가공용 쌀 소비량은 식량용 쌀 소비량의 3분의 1 수준이어서 전체 쌀 소비 감소세를 막기는 어렵다고 언급한다.

이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과잉 공급을 막고자 지자체와 협력해 올해부터 ‘벼 재배 면적 조정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8만 ㏊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는 전체 벼 재배면적(69만8000㏊)의 11%에 해당한다. 또 여의도(290㏊)와 비교하면 276배에 이른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시·도별로 면적을 배정한 뒤 농가가 타작물 전환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감축을 이행하게 한다. 또 정책에 동참한 농가에는 공공비축미 매입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농민들은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이 영농권과 식량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제도 정착에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