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전쟁’이 확산하면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5%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조사국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글로벌 무역 갈등 격화에 따른 성장 전망 경로상의 리스크를 ‘시나리오2’로 소개했다. 당시 한은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9%로 예상하면서, 미국과 중국 등의 무역 갈등이 심해지면 0.2%포인트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는 한 달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한 추가 10% 관세 부과는 실행했다. 문제는 한은의 앞선 전망에 이 같은 상황이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은은 지난달 16일 기준금리 동결 당시 올해 경제성장률을 애초 전망했던 1.9%가 아닌 1.6~1.7%로 가정했다. 이는 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 불확실성의 경기 하방 효과를 0.2%포인트 정도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한은이 오는 25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5%나 그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 초·중반으로 하향 조정하는 상황이다. 씨티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1.5%에서 1.4%로 낮췄고, JP모건도 1.3%에서 1.2%로 내렸다. 리서치 전문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1.1%를 제시하기도 했다.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로 한국의 GDP는 0.22~0.44%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다”며 “자동차 부품, 철강, 기계 등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아직 성장률 추가 하락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본다. ‘관세 전쟁’이 더 격화할 수도 있지만, 중도 봉합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아직 11월 경제전망에서 언급한 ‘시나리오2’ 상황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상황이 매우 유동적인 만큼 오는 25일 경제전망이 어떻게 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