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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AI모델 충격…부산지역 저비용 개발 기회 삼아야

“中개발비, 美기업의 10분의 1”

  •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  |   입력 : 2025-02-09 18:47:19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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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기부, 산업진단 간담회 개최
- “스타트업 체계적 지원을” 제기

- ‘한글맞춤법 검사’ 개발 부산대 등
- “AI핵심부 만들 수 있다” 자신감
- 지역 산학연 생태계 조성 목소리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이 지역 차원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충격은 중국 혐오를 불러일으켰고 개인 정보 유출이라는 이슈가 커졌지만 지역 차원에서도 저비용으로 좋은 성능의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일깨운 사건이다. 미국의 ‘오픈 AI’가 개발한 챗GPT와 달리 더 적은 자원을 들여서 훌륭한 성능의 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과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딥시크 충격

딥시크는 2023년 5월 중국 항저우에서 창업된 AI 스타트업 회사 이름이자 서비스 모델 명칭이다. 딥시크 AI 모델은 오픈 AI의 챗GPT 성능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우수하면서도 미국 AI 기업들이 들인 비용의 10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추론 AI 모델인 딥시크-R1 시리즈 개발 비용이 560만 달러(약 82억 원)라고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사회는 딥시크 차단에 나서는 한편 AI 측면에서 ‘중국 포위’에 나섰다. 오픈 AI는 최근 일본 한국 인도 유럽을 방문하며 ‘AI 동맹’을 강화했다. 한국 정부도 재빠르게 움직였지만 수도권 중심, 일부 대형 업체 지원 중심의 논의에 머무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인공지능(AI)위원회, 초거대AI추진협의회는 지난 6일 AI 산업 경쟁력 진단 간담회를 개최했다. 딥시크 충격을 계기로 국내 AI 산업 경쟁력을 점검하는 민관 회의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부가 여러 곳에 나눠 먹기식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제대로 할 수 있는 기업에 우선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도 나왔다. 특정 업체들이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고 싶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은 특정 업체만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오히려 다른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오히려 스타트업 성장 생태계 조성에 대한 지원이 더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지역 산학연 생태계 조성을

중국AI 딥시크 앱을 모바일 기기에서 띄운 모습. 정옥재 기자
딥시크 개발은 오픈 AI 모델과 달리 수많은 하드웨어를 확보하지 않고도 경량화된 LMM 모델을 개발·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 AI의 챗GPT 개발은 먼 나라 이야기였는데 ‘딥시크 충격’은 지역에서 남의 일이 아니라 무언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도전 의식을 일깨운 사건으로 평가된다.

부산에서는 언어모델 개발의 유산이 남아 있고 부산대 동의대를 비롯한 지역 대학들이 AI 대학원을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부산대 정보컴퓨터공학부 권혁철 전 교수가 30여 년간 ‘한글맞춤법 검사기’를 개발·운용했던 것은 AI를 활용한 언어모델이었다. 권 전 교수의 제자, 기술 등이 부산에 남아 있다.

이와 함께 지역 주요 대학들은 정부와 부산시 지원을 받아 인공지능대학원 등을 운영하며 AI 인력 양성을 진행 중이다. 여태까지 부산에서는 LLM 개발 대신 기존 모델을 특화·적용하는데 초점을 맞췄지만 ‘딥시크 충격’을 계기로 적은 자원으로도 LLM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부산대 AI대학원 송길태 원장은 “과거 LLM은 거대한 데이터가 필요했고 이를 가동하려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컴퓨팅 자원이 필수적이었는데 딥시크 사례에서는 알고리즘을 경량화해 거대 인프라 없이도 문제 해결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여태까지 LLM 핵심부를 건드리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LLM 후단인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이제는 핵심부를 건드려 우리 쪽 산업에 특화된 모델을 잘 만들 수 있고 우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학습이 잘되도록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석찬 동의대 인공지능그랜드ICT연구센터장은 “85억 원으로 서비스를 개발했다는 것은 더 적은 비용으로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엄청난 성과”라며 “AI 원천 기술이 좀 더 보편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관련 기술은 주로 지역 제조업에서 활용된다. 설비·관리 부분에서 인공지능으로 이상 징후를 사전에 발견,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부산시가 추진 중인 5대 미래 신산업(전력반도체, 이차전지, 미래항공, 디지털금융, 디지털헬스케어)에서 자체 모델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 원장은 지역 대학, 산업체, 연구기관들이 함께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더욱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나 경남도의 AI 연구개발 지원 정책도 지역 업체 위주로 이뤄져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 인재들이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경남 창원에서 스마트 팩토리 설루션을 개발·공급하는 오픈TS 김재규 대표는 “AI 개발 경험이 없는 업체들이 AI에 도전할 수 있게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할 때 장벽을 없애주는 게 좋다”며 “자체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든다. 특히 수도권 업체와 컨소시엄을 맺은 곳을 중심으로 지원하는데 이런 관습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픈TS는 창원에서 가장 많은 개발자를 보유한 소프트웨어 업체다.

지역 차원에서 AI 붐을 이어가려면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가 더 활성화하고 민간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관심이 많은 박정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지역에는 인재가 부족하다. AI 인력 양성이 필요하고 이렇게 길러진 인재가 떠나지 않고 지역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부산지역 대학 AI 관련 학과 현황

대학명

운영 현황

경성대

공과대학 소프트웨어학과

국립부경대

일반대학원 협동과정(인공지능융합학과)

국립한국해양대

해사인공지능·보안학부

동명대

ICT융합대학 소프트웨어
학과

동서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소프트웨어학과

동아대

컴퓨터·AI공학부 AI학과

동의대

소프트웨어 융합대학, 대학원 협동과정(인공지능학과)

부산가톨릭대

응용과학대학 소프트웨어학과

부산교육대

컴퓨터교육과

부산대

AI대학원(인공지능융합
연구센터)

부산외국어대

디지털미디어·IT대학 전자인공지능융합전공

신라대

글로벌공과대학 컴퓨터
공학부

영산대

스마트공과대학 AI·컴퓨터공학과

인제대

AI융합대학 AI소프트웨어
학부

※자료: 각 대학. 대학은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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