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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사업 좌초에 실적급감·화재까지…자산 유동화 난항

삼정기업, 기업회생 신청

  • 안세희 ahnsh@kookje.co.kr 신심범 기자
  •  |   입력 : 2025-03-02 19:49:18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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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기흥역세권 명의 신탁 재판
- 2023년 매출, 1년새 40% 급감
- 부동산 매각 나서도 불황이 발목
- 반얀트리 재시공·추가대출 관건
- “사망자 중 4명은 보상 협의 끝내”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화재 참사 이후 시공사 삼정기업이 지난달 27일 기업회생을 신청(국제신문 지난달 28일 자 1면 보도)한 것과 관련, 삼정기업이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실적이 감소하고 개발사업 기소 등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하자 지난해부터 자산유동화 작업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최근 화재 사고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손을 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7일 기장군 반얀트리 부산의 시공사인 삼정기업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삼정기업과 관련 사업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부산경찰청과 부산고용노동청이 지난달 18일 동래구 삼정기업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어쩌다 회생신청까지

2일 지역 건설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삼정기업은 개발사로 참여했던 ‘용인기흥역세권 제2도시개발사업’을 사실상 포기했다. 삼정기업은 앞서 2021년 5월 이 사업 관련 설립추진위원회를 조직, 조합을 설립하고 토지 매입까지 대부분 마쳤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박정오 삼정기업 회장 등 임원 3명과 관계 법인 9곳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삼정기업은 사업구역 땅을 사들일 때 다른 이들의 명의를 빌려 썼다. 박 회장이나 그의 친인척, 삼정기업 계열사 등의 명의로 부동산 매매계약을 맺은 것이다. 삼정기업이 이 사업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약 1000억 원 규모다.

여기에 실적 감소도 겹쳤다. 현재까지 공개된 최근 삼정기업의 경영상황을 보면 2023년 말 기준 삼정기업 매출액은 1646억7943만 원으로 전년(2733억7088만 원) 대비 약 40%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7억4952만 원에서 98억540만 원으로 38% 줄었다. 시장 상황이 계속 악화된 만큼 지난해 실적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정기업·삼정이앤시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기업회생 신청 당시 2500여 억 원의 미회수 채권이 발생했고, 반얀트리 리조트 분양 부진으로 공사비 1000억 원 이상을 자체 자금으로 투입했으나 시행사로부터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얀트리 화재 사고로 금융사로부터는 모든 투자가 중단돼 삼정기업 공사 현장은 사실상 멈춘 상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삼정기업은 지난해부터 주요 자산 매각을 진행 중이다. 건설업 침체 속에서 실적 감소와 사건 기소 등으로 경영사정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참사까지 맞닥뜨리면서 급격히 악화했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지역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부산 건설업계가 많이 어려워 건설기업들 중 자산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많아 매물이 줄을 잇는 상황”이라며 “삼정기업 역시 비슷한 상황에서 이번 사고로 손을 쓰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회생 가능성은?

지난달 22일 반얀트리 부산 신축 공사 현장에서 유족들을 앞에 두고 고개 숙이고 있는 삼정기업 임직원. 국제신문 DB
삼정기업과 삼정이엔시는 기업회생 신청 당일 ‘포괄적 금지명령’과 ‘보전처분’도 함께 신청했다. 채권자로부터 들어올 압류 등을 막는 동시에 회생 절차 종료 전 삼정기업 측 자산 유출을 방지하겠다는 의미다. 삼정기업이 우선 부동산 등 보유 자산을 팔아 채무 청산을 시도하고 ‘반얀트리 부산’ 측으로부터 재시공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추가 금융대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삼정기업 관계자는 “자산 매각을 진행해 채무를 청산하는 등 회생 절차를 통해 이른 시일 내에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운영을 정상화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입장문에서도 “기업회생절차를 투명하고 성실하게 진행할 것이며 법원의 관리하에 책임 있는 경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건설경기를 비롯한 경기 침체 장기화로 매각 물량이 쏟아지고 관련 시장은 급랭하고 있어 자산 매각이 빠르게 이뤄질 지 불투명하다. 또 반얀트리 리조트 시행사 측과 대금 미수를 놓고 이견이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반얀트리 리조트 시행사인 루펜티스 컨소시엄 한 관계자는 “책임준공 신탁계약에 따라 현재 기성률(공사 진행 정도)인 80% 수준의 돈을 지급했기 때문에 대금을 못 받았다는 삼정기업 측 주장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삼정기업은 이번 사고 사망자 6명 가운데 4명의 유족과 보상 관련 합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삼정기업 관계자는 “유족과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 기업회생 신청으로 보상 절차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도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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