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전국 어느 고속도로에서든 자율주행자동차 시범 운행이 가능해진다. 장소에 구애 없이 다양한 실증 작업이 이뤄질 수 있어 고속·장거리 자율주행 상용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자율주행 업체인 ‘마스오토’의 화물차.

자율 주행 업체인 ‘라이드플럭스’의 화물차.

5일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자동차 시범 운행지구를 이날부터 고속도로 전 구간인 44개 노선(5224㎞)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 19개 IC~물류시설 연결도로 143km도 포함했다. 이렇게 되면 전체 길이는 5367km에 이르게 된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4일 경부선(판교JCT~옥천IC), 영동선(동군포IC~호법JCT), 수도권제1순환선(판교JCT~하남JCT), 중부선(하남JCT~남이JCT) 등 고속도로 4개 노선 일부 구간 332.3㎞를 시범 운행지구로 지정한 뒤 운영했다. 그러나 자율주행 업계에서는 교통상황에 따른 운송 노선 변경, 신규 운송 수요에 따른 노선 신설 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어 제도 보완을 요구해 왔다.

이에 ‘자율주행자동차 시범 운행지구 위원회’는 지난 4일 회의를 열어 노선 확대 계획을 심의한 뒤 의결했다. 정부 위원 6명·민간 위원 12명 등 18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횡단보도, 신호등이 없는 고속도로는 전국 어디에서나 노선별 운행 여건이 유사한 데다 한국도로공사의 안전 관리 역량을 고려할 때 고속도로 전 구간으로 시범 운행지구를 확대·시행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고속도로 자율주행자동차 시범 운행지구 노선도. 국토교통부 제공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고속도로 전 구간이 자율주행자동차 시범 운행지구로 지정됨에 따라 화물 유상 운송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내다본다. 현재 자율주행 업계는 이때를 대비해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기업의 의견을 수렴해 ‘자율주행자동차 유상 화물 운송 허가 기준’을 개정하기도 했다. 그동안에는 60일간의 화물 적재량(t)을 기재한 사전 운행 실적이 있는 경우에만 운송을 허가해 왔지만 산업통상자원부 규제샌드박스에 따른 운행 기간도 사전 운행 기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유상 화물 운송을 원하는 기업이 있으면 안전성 검증을 위한 고속주행 사전 점검(경기도 여주 시험도로 7.7km) 등을 거친 뒤 결격 사유가 없을 경우 신속하게 허가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 분야의 선두 주자 격인 ‘마스오토’가 3월 중에, ‘라이드플럭스’가 5월 중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홍목 국토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화물 운송 분야에 자율주행 도입은 과속이나 피로감 없는 안전한 운송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연비 개선으로 운송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게 고속도로 시범 운행지구 내 연구·실증 등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