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가 오는 12일(현지시간) 시행된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미국 철강 등 수출은 일정 부분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시장 확대와 맞물려 국내 철강업계의 기자재 수출이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9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미국 신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이미 예고한대로 이달 12일(현지시간)부터 자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 여기에는 한국산 제품도 포함된다.

대미 수출용 철강 제품에 25% 관세가 붙으면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철강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미국산과 비교해 약화할 가능성이 높다. 대미 철강 수출 자체가 위축될 수 있는 것이다.

철강산업이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인 제조업의 근간을 이룬다는 점에서 철강 수출 부진은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2018년 트럼프 1기 때부터 적용받아 온 ‘263만t 물량까지 철강제품 무관세’(쿼터제) 혜택이 사라짐에 따라 가뜩이나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감소로 침체를 거듭하는 국내 철강업계가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반도체 등에 대해서도 이미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이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알래스카 천연가스 프로젝트’를 계기로 K-철강이 미국 내 LNG 플랜트 기자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알래스카 천연자원 개발 규제 철폐와 LNG 프로젝트 승인을 단행했다.

현재 미국 알래스카·루이지애나주를 포함한 11개 LNG 프로젝트가 건설 전 단계에 있다. 내년까지 최종투자결정(FID)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파이프, 피팅(배관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부속품) 등 LNG 플랜트 관련 기자재와 LNG선박 등에 필요한 고강도 철강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 철강업계가 고부가가치 고강도 철강 제품을 앞세워 미국 LNG 플랜트 등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미국은 그간 자국과의 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라 쿼터 없이 무관세 혜택을 누려온 경쟁국 캐나다·멕시코 철강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이 미국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할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 정부도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발효’를 예고한 상호관세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실무 협의체를 가동하고 고위급 연쇄 접촉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