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의 전세사기 피해자가 올해 들어서도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6월 1일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누적 피해자는 2962명이 됐다.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청년들에 대한 구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부산지역 시민단체.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전세사기로 피해를 본 사람은 2월 19일을 기준으로 할 때 2만737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23일 국토부가 국토교통위에 보고한 실태 조사 결과(지난해 11월 30일 기준) 때의 2만4668명보다 2704명이 증가했다. 한 달에 900명가량 늘어난 셈이다. 2023년 9월부터 2024년 5월까지의 월평균(1500건명)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피해자 연령별로는 30대가 1만3350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20대 7082명, 40대 3873명 등의 순이었다. 피해 규모로는 1억 원 초과~2억 원 이하가 전체의 41.87%였다. 1억 원 이하는 42%로 조사됐다. 주택 유형별 순서는 다세대 30.5%, 오피스텔 20.9%, 다가구 17.9% 등으로 비아파트에서 전세사기 위험이 더 컸다.

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는 서울 7399명, 경기 5902명, 대전 2276명, 인천 3189명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았다. 전체 비중은 10.8%였다. 국토부의 국토교통위 보고 당시의 2679명보다 283명이 늘었다.

앞서 여야는 전세사기 피해자의 주거 안정 강화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지난해 9월 처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입신고 등 대항력 보유, 보증금 5억 원 이하, 다수 임차인 피해 등의 조건이 충족되면 주거 안정을 지원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전국에서 운영 중인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부산(051-888-5101~2)은 시청 1층 대강당에서 운영 중이다.

지난해 11월 30일까지 전세사기 피해자 540명은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경매·공매에서 피해 주택을 낙찰받았다. 또 2774명은 대환대출(기존 전세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을 이용했다. 650명은 인근의 공공임대주택을, 556명은 임시 거처를 제공받았다. 그러나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받는 고통에 비하면 정부의 지원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박 의원은 “계속 발생하는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와 함께 예방책 마련 병행이 필수”라며 “특별법의 유효기간을 늘리는 동시에 간접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의 범위를 넓게 해석, 더 효율적인 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