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1.28% 하락한 2537.60
-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 우려 커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선 확대로 인한 미국 경기의 침체 우려로 미국 주식 시장 시가총액이 지난달 고점에서 4조 달러(약 5832조 원) 증발했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나스닥종합지수가 4% 내리는 등 일제히 급락했다. 사진은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식중개인들이 근무하는 모습. UPI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70% 급락했다. 올해 들어 최대 낙폭이다. S&P 500 지수는 지난달 19일 사상 최고치 대비 8.6% 후퇴한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지수 종목 편출입까지 반영하면 10% 가까이 빠진 셈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4.00% 폭락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1만8000선이 무너졌다. 이날 낙폭은 2022년 9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12월 사상 최고치 대비 10% 넘게 하락하며 기술적 조정 영역에 들어섰다.

주식 시장 폭락은 경기 침체(recession)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촉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방송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 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이런 일에는) 과도기(transition)가 있다. 우리가 하는 것은 부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큰일이며 이것(성과를 만드는 것)은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선을 확대하고 상대국의 보복 조치가 잇따르는 가운데 소비와 기업 투자에 불확실성이 짙게 드리우면서 미국 경기가 침체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커지고 있던 터에 나온 발언이다. 과거 주식시장이 폭락했을 때처럼 행정부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개입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주가 폭락의 배경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감세 등 정책의 세부 내용과 이행 시기 및 강도 등이 드러날 때까지 “정책 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11일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2.79포인트(1.28%) 내린 2537.60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 대비 53.70포인트(2.09%) 내린 2516.69로 출발해 장중 한때 낙폭을 2.5% 수준으로 키우기도 했으나 일부 만회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3606억 원, 기관이 2368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4916억 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순매수세를 이어오던 연기금도 이날은 269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모습이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32포인트(0.60%) 내린 721.50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