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서울시가 강남 3구와 용산구 아파트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지난달 12일 서울시가 잠실·삼성·대치·청담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하겠다고 발표한 지 35일 만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강남 3구에서 시작된 집값 급등이 다른 지역으로 번져 해제 구역을 재지정하는 것 뿐만 아니라 더 넓은 구역을 새로 묶어버렸다.

이에 서울아파트 40만 가구는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원천 금지된다.

급격히 상승한 집값을 잡으려는 조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다 한 달여 만에 확대하면서 정책 신뢰도를 무너뜨리고, 시장 변동성을 오히려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이날 송파구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19일 정부와 서울시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아파트 2200개 단지, 40만 가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한다고 밝혔다.

지정 기간은 9월 30일까지 6개월이며, 필요시 기간 연장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달 24일부터 체결된 아파트 신규 매매계약분부터 적용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이처럼 한꺼번에 대규모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지거래허가제는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에 일정 규모 이상 집이나 땅을 거래할 때 관할 기초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다. 주택은 2년간 실거주 목적 매매만 허용해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정부는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에도 시장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추가 조치를 이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서울 마포구·성동구 등 인근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추가 지정 이후에도 시장 과열이 지속되는 곳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겠다고 정부는 밝혔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 주택가격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이런 움직임이 주변으로 확산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선제 대응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이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함께 정부는 주택담보대출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역별로 가계대출을 모니터링하고, 강남 3구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취급 점검을 강화한다.

금융권이 다주택자, 갭투자 관련 가계대출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올해 7월로 예정됐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자금대출 보증비율 하향(100→90%)은 5월로 앞당겨 시행한다.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대출이 집값 상승에 요인이 된다면 대출금리를 추가 인상하기로 했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주택 구입 때 제출하는 자금조달계획서를 통한 자금출처 조사에도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안정화 방안 이후에도 주택시장 불안이 지속된다면 금융·세제·정책대출 등 대응 방안을 제약 없이 검토해 추가 조치를 강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