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공포에 내수 진작 확대 필요성
- 적자성 채무 885조로 늘어 비상
정부가 지난 18일 총 12조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했지만 경기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친 게 아니냐는 ‘실기론’이 제기된다. 더 큰 규모로, 더 빨리 편성돼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미국 관세 부과 속 경기침체(R·Recession) 공포를 완화하고 내수 부진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대규모 2차 추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정치권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포스트 대선 슈퍼 추경’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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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목(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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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산불 대응 및 통상·인공지능(AI)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총 12조2000억 원 규모로 의결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안을 22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추경 투입 분야가 ▷산불 피해 지원 및 재해·재난 대응(3조2000억 원) ▷통상 및 AI 지원(4조4000억 원)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4조3000억 원) 등 시급한 현안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큰 진통 없이 국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관심은 이번 추경안의 국회 통과 여부보다 ‘포스트 대선’ 재정 정책에 집중된다. 무엇보다 오는 6월 4일 출범하는 새 정부가 6, 7월께 대규모 ‘슈퍼 추경’을 편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경기 부양 등을 위한 추경 편성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골목상권·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내수살리기 차원의 대규모 추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김동연 후보는 30조~50조 원의 추경을 여러 차례 촉구했다. 민주당 당 차원에서는 소비진작을 포함해 35조 원 추경을 요구 중이다. 국민의힘에서도 한동훈 전 대표가 추경을 과감히 늘리자는 쪽이다.
2차 추경이 현실화한다면 즉각적인 내수 진작 대책과 함께 미국발 관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 지원 방안에 비중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빠듯한 재정 상황이다. 세수 부족으로 대부분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이번 12조2000억 원 규모의 추경만으로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할 ‘적자성 채무’는 885조4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지난해(792조3000억 원)보다 11.8% 급증한 수치다.
전체 국가채무(1279조4000억 원)에서 적자성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66.3%)보다 2.9%포인트 상승한 69.2%에 달했다.
다만 내수 부진 장기화와 미국발 통상 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휩싸인 우리 경제의 ‘R 공포’를 고려할 때 재정 건전성에만 초점을 맞출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1분기 역성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2분기까지 부진의 터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건전성’보다 ‘내수 경기’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환율 불안에 기준금리 인하마저 지체되면서 경기 대응 수단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 9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5%로 하향 조정하면서 하반기 우리 경제의 성장세 회복을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정부지출 증가’ 등을 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