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자본시장 밸류 업에 역행하는 대기업 경영진의 유상증자 등에 제동을 걸면서 해당 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인다. 투자자보다 오너 이익을 우선했던 대기업의 경영 행태가 개선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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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지난 18일 전날보다 1.47%포인트 오른 82만8000원에 마쳤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7일 유상증자에 제동(국제신문 지난 18일 자 10면 보도)을 걸자 시장이 반응한 것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 원에서 2조3000억 원으로 줄이기로 정정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다시 정정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한화에어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와 관련, 내부 의사 결정과 자금 사용 목적이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주주와의 소통 부족도 증권신고서 2차 정정 이유로 꼽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에 구애 없이 증권 신고서 정정 요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도 상장 예비 심사 전 사전 협의 과정을 진행 중인 SK엔무브에 주주보호 방안 수립을 요구했다. SK엔무브는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룹 지주사 SK와 자회사 SK이노베이션에 이어 손자회사인 SK엔무브까지 상장되면 중복상장으로 기업 가치를 훼손한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중복상장은 모회사와 자회사의 이익이 이중으로 계산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을 깎는 요인이 된다. 반면 대기업 지배주주에 중복상장은 매력이 크다. 자회사를 상장하면 지배력은 변화 없이 외부 자본을 끌어와 그룹의 덩치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중복상장은 일반주주와 지배주주 사이의 이해충돌 문제가 생기지만, 국내 법규에는 중복상장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조항이 없어 상법 등에 제한 규정을 둬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IBK투자증권의 지난해 11월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중복상장 비율은 18.4%에 달했다. 일본(4.38%) 대만(3.18%) 미국(0.35%) 등 주요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아마존 등 세계적 기업들은 모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자회사는 모두 비상장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