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2월 2.1%비하면 반토막
- 민간소비는 하반기 회복 예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고강도 관세 정책과 이로 인해 발생한 각국의 무역장벽 확대 등 때문이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OECD는 3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1.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망치는 지난 3월(1.5%)보다 0.5%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1.5→0.8%) 한국개발연구원(KDI·1.6→0.8%) 글로벌 민간 투자은행(국내외 41개 기관 평균 0.985%)처럼 0%대로 낮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전망치가 2.1%였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OECD의 눈높이가 반년 만에 반토막이 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내년 전망치는 2.2%로 제시됐다. 이는 지난 3월(2.2%)과 같은 수치다.

OECD는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해 “관세 및 대외 불확실성이 수출·투자를 제약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미국의 관세 정책이 현 시점에서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 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의 전망치를 지난 3월 3.1%에서 이날 2.9%로 낮추면서 “세계 경제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무역장벽 확대와 금융 여건 악화, 기업·소비자 심리 약화, 정책 불확실성 확대 등이 지속되면 (세계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OECD는 한국의 민간소비에 대해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 및 실질임금 상승을 전제로 “2025년 후반 이후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OECD는 우리 정부를 향해 “단기적으로 재정 지원이 적절할 수 있으나 지속 가능한 장기 재정운용체계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내수 부진을 고려해 추가적인 완화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 밖에도 OECD는 올해 한국의 연간 소비자물가가 지난해보다 2.1%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망치는 지난 3월(1.9%)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한편 이날 OECD의 성장률 전망치를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실효 관세율 상승과 무역 상대국의 보복 조치 등으로 올해 1.6%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에는 이보다 더 낮은 1.5%로 전망됐다. 중국은 올해 4.7%, 내년 4.3% 성장할 전망이다. 관세 인상 등으로 성장 둔화가 예상되지만 재정 부양책이 이를 일부 완화할 것이라는 게 OECD의 분석이다. 일본은 올해 0.7%, 내년 0.4%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유로존은 각각 1.0%, 1.2%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