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가 새 정부에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발표했던 HMM 본사 부산 이전을 재차 촉구했다. 다만 이 회사 육상노조가 반대해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4월 25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양재생(오른쪽) 회장과 전정근 HMM 해상노조위원장이 HMM 본사 부산이전 관련 간담회를 진행한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부산상의제공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은 지난 6일 “HMM의 해외 영업에 필요한 조직은 서울에 남겨두고 나머지 기능을 부산으로 옮겨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HMM과 정부, 지역 경제계가 힘을 모은다면 부산은 세계 해양물류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1984년 글로벌 물류 전문 기업 은산해운항공을 운영하는 이 분야 전문가다. 그는 지난해 3월 부산상의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HMM 부산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세계적인 환적항이자 물류 허브인 부산항신항 인프라를 활용해 선용품 공급 등 관련 산업을 키우고 해양 금융 활성화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한국산업은행·국민연금공단이 HMM 지분을 77% 넘게 보유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도 크다. 부산상의는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부산 현안 해결을 위해 여야에 제안한 공약안에 HMM 부산 이전을 담았다. 이 대통령 의지도 강하다. 후보 시절에 부산 유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HMM 부산 이전을 공약하고, 지난달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정치’ 분야 3차 TV 토론에서는 “HMM은 정부 지분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부산으로 이전이 가능하다. 의지에 따라 이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HMM 직원 상당수도 부산 이전에 찬성한다. 이 회사 노조는 선원 중심인 해상노조와 업무직 중심의 육상노조가 나뉘었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한국노총) 위원장이 선거 당시 민주당 선대위 산하 ‘해운기업본사유치단’에 공동 단장으로 참여하는 등 해상노조는 본사 이전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육상직 노조 설득이 문제다. HMM 육상노조는 지난 4일 입장문을 내고 “본사 이전과 같은 중대한 결정은 철저한 검토와 구성원의 의견 수렴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졸속 이전 추진 때 강력한 투쟁으로 대응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권용휘 기자 ky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