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이 해수부 청사 이전을 발판으로 부산을 ‘북극항로 시대를 준비하는 해양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새 바닷길인 북극항로가 열리면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이며 부산으로 내려간 해수부가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해수부 제공

전 장관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된 취임식과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 방향을 밝혔다. 그는 우선 취임사를 통해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계기로 행정·산업·금융 기능을 한데 모아 해양수산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 장관은 “부처 구성원들의 불안과 걱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정부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자리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해양수도권을 만들어 나가자는 취지에서 이뤄졌다”며 “해수부 부산 이전은 해양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하는 국가전략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과정에서 해수부는 과거 어느 정부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압도적인 위상과 역할을 가질 수 있게 혼신의 힘을 다하겠으며 구성원들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정주 여건부터 생활 기반까지 하나하나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전 장관은 친환경·디지털 해운을 선도해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부산항 진해신항을 비롯해 전국의 항만을 권역별 발전 전략에 따라 차질 없이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 장관은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 해양치유 시설 건립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 확충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해상풍력 계획입지 설정을 통해 지역사회와 어업인과 이익 공유 ▷더 굳건한 해양 주권 확보 ▷후손에게 깨끗한 바다를 물려주기 위해 해양 쓰레기 전 주기 관리 ▷수산업을 지속 가능한 미래 산업으로 전환 등도 임기 중 꼭 이뤄낼 과제로 제시했다.

전 장관은 이와 함께 바다는 ‘세계를 잇는 연결망’이자 다양한 수산물과 해양자원을 품고 있는 ‘인류의 미래를 품은 보물창고’라며 이에 걸맞게 모든 구성원이 더 창의적인 생각으로 미래 설계, 정책을 만들기 전에 현장과 국민의 목소리 먼저 경청, 법과 원칙은 지키되 친절한 민원 대응 등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해수부는 이제 그 위대한 항해를 시작한다”며 “이 여정의 끝에는 우리가 함께 설계한 ‘해양 강국 대한민국’이 당당히 서 있을 것”이라고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 해수부 제공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진 장관은 부산의 뛰어난 항만·해운 경쟁력을 해수부 이전의 이유로 설명했다. 그는 부산을 비롯한 한반도 남단 동남권에는 항만·해운·조선·산업·인재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다 여기에다 행정(해수부)·사법(해사전문법원)·금융(동남투자은행) 분야까지 집적하면 긍정적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수부 직원 이사 지원 등에 대해서는 다른 기관의 선례를 모으고 있다며 모든 자원을 동원해 불편함을 걷어내겠다고 말했다. 또 해수부 외에 이전이 거론되고 있는 공공기관의 일정은 “압축적이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답변했다. 특히 이 사안이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는 “너무 잘 되면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으나 선거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조선해양플랜트 업무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해수부로 이관하려는 사안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있을 정부 부처 간 논의 과정에서 강력한 주장을 펼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산업부에서는 1개 과에서 10명이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며 만약 이 일이 해수부에 맡겨진다면 같은 인원으로도 천 배, 만 배의 실적을 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더불어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위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산 분야에 더 신경을 써야 하므로 전담 차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한편 전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따라다녔던 부산시장 출마설과 관련해서는 즉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정치하는 사람은 누구나 실적과 성과를 내고 더 큰 성취를 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며 “(이 시점에서)정치인에게 출마 여부에 대한 답을 강요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