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 등 무역 상대국에 부과하기로 결정한 상호관세가 한국시간으로 7일 오후 1시 1분 발효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자유무역체제에서 ‘무관세’ 기조를 유지해 온 글로벌 통상 환경에는 거대한 불확실성이 드리우게 됐다.

한국 경제도 이제까지 없었던 ‘상호관세’ 규제를 새로 적용받는 한편 대미 수출 활성화를 지탱해 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뉴스

관계부처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7일 0시 1분부터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15%의 세율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한국시간 기준으로는 7일 오후 1시 1분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미 양국 간 무역협상 타결 결과가 담긴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따른 절차다. 서명 일주일여 만에 행정명령이 발효된 것이다. 상호관세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교역하는 대부분 국가에 적용된다.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 15%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예고했던 25%에서 10%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경쟁국들과 같다.

앞서 미 정부는 지난 4월 대한국 상호관세를 시행하려다 유예했지만 당시 25% 중 10%는 ‘기본관세’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부과했고 지금도 적용 중이다. 이 10%가 15%로 바뀐 것이다.

상호관세 적용 대상은 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관세가 부과되고 있거나 부과가 예고된 제품을 뺀 나머지 대부분 상품이다. 이미 미국은 자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50%의 품목관세를 부과 중이다.

문제는 향후 반도체와 의약품 등에 대한 품목관세 추가 부과가 확실시된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시설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서 “우리는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집적회로(chips)와 반도체가 부과 대상”이라고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국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설한다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관세 부과 계획을 예고한 데 이어 공식적인 행사를 통해 시행 방침에 못을 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통령실과 정부는 이날 “한국이 (최근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기 때문에 반도체 관세 부과가 시행돼도 관세율은 (100%가 아닌) 15%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