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강도 관세 부과로 올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6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전체 자동차 수출은 3개월째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들이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을 늘린 데다 유럽 등 시장에서 국내 자동차가 인기를 끈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55억 달러(약 7조6423억 원)로 역대 8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8.6% 늘었다. 3개월 연속 증가세(전년 동월 대비)다.

이런 실적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대미 자동차 수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앞서 미국은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고율의 관세를 부과 중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하 금액 기준)은 지난 3월 10.8% 감소(전년 동월 대비)한 데 이어 ▷4월 -19.6% ▷5월 -27.1% ▷6월 -16.0% ▷7월 -4.6% ▷8월 -3.5%(잠정) 등 6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한국은 지난 7월 말 미국과 관세 협상을 통해 대한국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내리는 동시에 자동차에 대한 품목관세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이 조치는 시행되지 않고 있어 고율 관세 영향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한국 자동차 메이커들은 대미 수출 감소에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현지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에, 기아는 조지아 공장에서 미국 판매 물량을 댄다. 여기에 올해 3월에는 조지아 서배너에 전기차 생산기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완공해 아이오닉5·아이오닉9 등 물량을 뽑아내고 있다.

이런 전략 덕분에 지난달 현대차·기아의 미국 합산 판매량은 17만9455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넘게 증가했다. 아울러 2개월 연속 역대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다시 썼다.

유럽 등 시장에서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것도 전체 자동차 수출 증가세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유럽연합(EU)으로의 자동차 수출은 5억1000만 달러(7086억 원)로 지난해 8월보다 78.9% 증가했다. 독립국가연합(CIS)으로의 수출(4억1000만 달러)도 22.3% 늘었다.

올해 1~7월 누계 자동차 수출은 대미 실적이 18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 줄었다. 반면 EU 수출은 17.8% 증가했다. 아시아, 기타 유럽, 중동으로의 수출도 각각 40.0%, 24.4%, 8.0%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