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가 앞으로 어업인이 일선 수협 영업점을 찾지 않고 비대면 방식으로 간편으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다. 또 겨울철 양식 도중 따뜻해진 바다에서 김 성장이 늦춰지면서 누렇게 변색되는 ‘황백화 현상’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보험을 출시했다.

김 양식장.

15일 수협은 이 같은 방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선 어선원·어선재해보험에 대한 보험금 청구와 심사를 전산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사고를 당한 어업인은 각종 서류를 챙겨 수협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팩스로 청구해야 했다. 이후 수협은 심사를 거쳐 보험금을 지급해 왔다. 이 때문에 영업점이 먼 섬 지역 등에 거주하거나 몸이 불편한 어업인들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했다.

이에 수협은 여론을 수렴, 전산화 체계 구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특히 어업인이 동의한다면 전산망을 통해 병원 진료 내역·어선 수리 기록을 확보, 별도의 보험금 청구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도록 한다. 아울러 소액 청구 건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심사, 빠르게 보험금 지급을 할 계획이다.

수협은 이와 함께 정책보험의 재정 안정성을 높이고자 ‘부당 청구 및 부정 수급 방지 시스템적 차단 기능’도 만든다. 병원 전자기록과 연동해 장해 진단서의 허위 여부를 파악하고 해양경찰청·출입국관리소 등 외부 기관 정보와 연계, 요양 기간 중 어업활동을 하거나 해외로 출국하는 어선원을 자동으로 조사하게 된다. 내년 7월까지 관련 체계를 구축한다.

한편 수협은 ‘김 황백화 피해 전용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을 만들어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2011년 김 양식보험이 출시된 이래 황백화 피해가 보험금의 84%에 이를 만큼 재산적 피해가 컸던 것이 상품 개발 취지다. 주요 자연재해 가운데 황백화 피해만을 보상해 주기 때문에 보험료 부담이 크게 낮아지는 것이 장점이다. 기존의 김 양식보험은 개별 손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가 할증되지만 이 상품에는 이런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판매 기간은 매년 9월부터 12월 말까지이며 양성 단계에 있는 김이어야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면허지 이탈 등 불법 시설물의 양식 김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노동진 수협 회장은 “앞으로도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정책보험 서비스 혁신으로 어업인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각 품목에 특화된 보험 출시를 통해 어업인들의 경영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