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신규 원전 2기와 SMR(소형모듈원자로)은 (애초 계획대로 건설을) 해야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김 장관은 지난 1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원전 건설 등의 내용이 담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백지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저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11차 전기본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2035년의 전력 수요를 전망한 뒤 (그것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산업부) 장관으로서 에너지 가격이나 안정적인 전력 공급 측면에서 ‘원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계속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11차 전기본에 담긴 신규 원전 건설 계획과 관련해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활성화 등으로) 당장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데 가장 신속하게 공급할 방법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라고 강조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도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기존 원전은 안전을 담보로 계속 (수명을) 연장해 쓰더라도, 원전을 새로 지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국민의 공론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원자력 학계·업계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확정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기자간담회에 배석한 산업부 이원주 에너지정책실장도 “신규 원전과 관련해서는 정책 결정을 바꾸거나 그런 분위기는 아닌것 같다”며 “에너지 믹스를 계속 지켜나간다는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김정관 장관은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관세협상 후속 협의와 관련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어려움이 있음을 토로했다.

김 장관은 “(협상장에서) 저도 책상도 치고 목소리도 올라가기도 하고 하는 그런 과정에 있다”며 “양측이 윈윈(win-win)하기 위해 밀고 당기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분들은 (우리 정부가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3500억 달러를 미국이 다 가져가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런 구조는 아니다”며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1500억 달러 사업처럼 미국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 위해 3500억 달러를 미국에 주느니 협상을 엎자’는 이야기도 나온다는 질문에 “저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면서도 “관세 협상 내용을 봤을 때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하느냐가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다. 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산업부의 에너지 정책 기능을 환경부로 이관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재편하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고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과 에너지가 유기적으로 가야 하며 에너지 파트가 환경을 이끌어갔으면 한다”며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슬기롭게 해내야 하는 미션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