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가 북극항로 개척을 국정 과제로 채택하면서 극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연구진이 활동 중인 남극의 지형지물에 적합한 우리말 이름을 찾는 행사가 열린다. 외국어 위주의 명칭에서 벗어남으로써 국민에게 친근감을 주는 한편 우리나라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서다.

남극 내 과학기지. 국토지리정보원 제공

20일 국토지리정보원은 ‘남극 지명 우리말 공모전’을 11월 3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공모 대상은 전체 16곳 중 장보고기지 앞마당, 앞 곶(바다 쪽으로 부리 모양으로 뾰족하게 뻗은 육지), 빙저호, 브라우닝 산 근처 봉우리 등 4곳이다. 장보고기지는 지난 2014년 2월 12일 건설됐다. 세종 과학기지(1988년 완공)에 이어 남극에 두 번째로 세워진 연구 시설이다. 기후 변화, 지구 온난화, 빙하 움직임, 지각 운동 등이 주요 탐구 대상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모전을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참가자들은 남극에 대해 갖고 있는 지식을 활용해 장보고기지 주변에 가장 어울리는 우리말 이름을 만들어 제출하면 된다. 더 자세한 내용은 국토지리정보원 누리집(https://www.ngii.go.kr)과 국토부 누리집(https://www.molit.go.kr)의 ‘공모전 팝업창’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는 공모에 도움이 되도록 대상 지역의 3차원 입체 지도와 지리적 특성 등이 담겨 있다.

주최 측은 공모작 가운데 우수한 지명을 선정해 시상한다. 특히 대상 수상작은 국가지명지원회 심의를 거쳐 공식 지명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또 나머지 12곳의 한글 이름은 전문가 자문, 관계 기관 검토, 공청회 등의 절차를 거쳐 자체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백두동, 나래절벽, 미리내빙하. 고구려동 등 세종과학기지 주변 27곳의 이름을 우리말로 표기한 뒤 ‘남극지명사전’에 2차례에 걸쳐 올린 바 있다.

조우석 국토지리정보원장은 “이번 행사는 국민의 창의적인 지혜와 구상이 남극에 새겨져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전 세계 극지 연구 현장에서 기록되는 뜻깊은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남극조약 체제 내에서의 지속적인 과학 연구 협력과 평화적 연구 활동 기반 조성에도 이바지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